원희룡 “대선 출마하지 않겠다…尹 대통령 탄핵, 제게도 책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공식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에 대한 책임감과 당정간 분열을 막지 못한 데 대한 부족함 등을 이유로 들었다.

원 전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탄핵을 맞은 윤석열 정부에서 정책본부장과 국토부 장관으로 일한 저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며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정이 분열하면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고 절박하게 경고했지만 막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관련 헌법재판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어 그는 “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단합과 국민의 지지에 필요한 일이라면 어떠한 역할이라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기 대통령직인수위에서 정책총괄을 맡았다. 또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입각해 '국민 주거 안정 실현방안' 등 부동산 안정화 정책에 주력했고, '원팀코리아'를 구성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도왔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이번 불출마 선언이 윤석열 정부 실패에 대한 정치적 책임과 함께 당의 대선 전략에서 '통합형 조력자' 역할을 자처함으로써 향후 거취에 유연성을 남겨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