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만 400명 추정”… 英 백화점 소유주의 성폭행, 결말은

접수기한 1년… 최대 7억 2000만원 보상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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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 알파예드 영국 백화점 해러즈 전 소유주.

영국의 고급 백화점 해러즈(harrods)의 소유주 모하메드 알파예드가 수십명에서 수백명을 대상으로 성폭행을 저질러 놓고도 죗값을 받지 않고 세상을 떠난 지 약 2년 만에 백화점 측이 배상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31일(현지 시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해러즈는 전날 배상 계획을 발표하고 피해자들에게 치료비와 보상금을 합산해 최대 38만 5000파운드(약 7억 3000만원)를 제안했다.

일반 피해 배상금이 최대 20만 파운드(3억8000만원)이며, 일자리를 잃는 등 업무 관련 불이익이 있었으면 최대 15만 파운드(2억9000만원)를 추가로 신청할 수 있다. 강압적인 건강 검진으로 피해를 받거나 치료비 등이 발생했을 경우 추가 보상금을 신청할 수 있다.


알파예드는 1960년대부터 영국 등 유럽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집트계 사업가다.

거리에서 음료 판매상으로 시작해 영국의 백화점 해러즈와 풀럼 축구클럽, 프랑스 파리 리츠 호텔의 소유주가 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빈과 함께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도디 알파예드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백화점 노동자를 대상으로 수없이 많은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94세 나이로 숨지기 전에 여러 의혹에 휩싸인 적은 있었지만 정식으로 기소되지도, 죄값을 치르지도 않았다.

그의 성범죄는 지난해 9월 BBC 방송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제작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다큐멘터리에서 다뤄진 피해자는 약 20여 명이었지만, 이후 추가된 피해자는 수백명에 달한다. 방송 1개월 만에 접수된 피해 문의는 40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러즈는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생존자들이 겪은 학대를 되돌릴 방법은 아무것도 없지만, 해러즈는 자격이 있는 모든 사람이 이 보상을 받기를 바란다”며 고개 숙였다.

성폭행 피해 여성 현지 시각으로 2026년 3월 31일까지 보상금을 신청할 수 있다. 해러즈 직원이 아니었더라도 관련이 있었던 경우에도 신청 가능하다. 인과 관계를 증명할 만한 서류 증거가 확인될 경우 해러즈 고위 담당자와 면담을 통해 사과를 받고 보상금이 지급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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