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2년 연속 유럽 특허청 출원 건수에서 상위 5위권에 들었다. 인공지능(AI)과 배터리 관련 특허출원이 급증한 가운데 기업별로는 삼성, LG가 각각 1, 3위에 오르며 기술혁신을 이끌었다.
유럽 특허청(EPO)은 26일 글로벌 기업 및 연구기관의 유럽 특허 출원 동향과 개요를 담은 연례 리포트 '2024 특허 지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 제출된 특허 건수는 총 19만9264건으로, 2023년 19만9452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은 지난해 1만3107개 특허를 출원하며 유럽 특허 출원 국가 종합 순위에서 2년 연속 5위를 차지했다. 국가별 출원 건수 1위는 미국으로 독일, 일본, 중국, 한국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4.2% 증가하며 출원 건수 상위 10개국 중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2023년 대비 0.5% 증가했고 미국과 일본은 각각 0.8%, 2.4% 감소했다. EPO 회원국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0.3% 증가했으며,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삼성은 EPO에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한 기업으로 4년 만에 2위 화웨이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LG가 3위를 기록했으며 퀄컴, RTX가 4·5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위 10개사 중 한국 기업이 삼성과 LG 2개였으며 유럽 4개, 미국 2개, 중국·일본 각각 1개 등이다.
기술별로는 지난해 1만6815건이 출원된 '컴퓨터' 분야가 유럽 특허청 사상 처음으로 최다 출원 분야에 올랐다. 기계 학습과 패턴 인식 등 AI 관련 기술의 강력한 성장에 힘입었다. 컴퓨터 기술은 한국이 3번째로 많이 출원한 기술 분야이기도 하다.
EPO 출원 상위 10대 기술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분야는 전기 기계·장치·에너지 부문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청정에너지 중 배터리 기술 출원이 28% 늘며 성장세를 주도했다.
전기 기계 분야에서는 한국이 강세였다. 한국의 전기 기계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15.8% 증가하며 2024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이 두각을 나타냈다. LG가 1위, 삼성 3위, SK 7위 등 글로벌 특허 경쟁에서 강력한 입지를 보였다.
모바일 네트워크 기술 등을 포괄한 디지털 통신 분야는 전체적으로 특허 수가 6.3% 감소하며 주춤한 모습이다.
안토니오 캄피노스 EPO 회장은 “정치·경제 불확실성에도 세계 기업과 연구기관의 특허 출원 증가는 기술 경쟁력 확보와 지속적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