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빅3 리빙 사업 '희비'…신세계만 웃었다

신세계, 6년만에 리빙사업 흑자
현대 지누스 적자전환, 롯데하이마트 영업익 79%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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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지누스 CI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지난해 리빙 사업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신세계가 6년 만에 리빙 사업 흑자에 성공한 반면 롯데와 현대백화점은 리빙 계열사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리빙 계열사 신세계까사는 연간 흑자를 달성하며 반전을 일으켰다. 지난 2018년 그룹 편입 이후 6년 만에 첫 흑자다. 회사는 손익 중심 경영 기조 속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의 안정적인 성장이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와 반대로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한 지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5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누스가 연간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그룹 편입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매출 또한 전년 대비 3.3% 감소한 9204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역신장했다.

상반기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핵심 시장인 북미에서 아마존·월마트 등 주요 고객사 발주가 감소했다. 쌓인 재고를 해소하기 위한 판촉비가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5월 이후 고객사 주문이 정상화됐고 재고 효율화, 창고 축소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적자 전환을 막지는 못했다.

롯데도 리빙 계열사 롯데하이마트 부진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는 매출 2조3567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9.1% 감소했다. 롯데하이마트도 상반기 매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영업이익의 경우 통상임금 부담 비용 102억원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증가하는 등 하반기부터는 개선세라고 설명했다.

한샘의 체질 개선이 위안이 됐다. 지난해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이 약 16배 증가한 312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회복했다. 앞서 롯데는 지난 2021년 IMM PE의 한샘 인수 당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유통 빅3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리빙 사업 확장을 위해 과감한 인수·합병(M&A)과 투자를 단행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존 유통 채널과의 시너지 창출을 기대했으나 엔데믹 전환 이후 업황이 악화되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리빙 소비에 지갑을 닫은 것이 결정타가 됐다.

각 사는 리빙 사업 턴어라운드를 위한 전략 재편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도 업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외형 성장 보다는 수익성 제고에 방점이 찍혀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신규 자체 브랜드(PB)를 4월에 론칭하고 가구·인테리어 통합 상담을 강화해 한샘과의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한다. 지누스는 지난달 출시한 소파 신제품을 비롯해 테이블·협탁 등 신규 카테고리 출시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까사는 상반기 마테라소 신규점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도 국내 리빙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며 “외형 성장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사업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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