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 초고속 지하철 와이파이를 위한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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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통신미디어부 기자

'진짜 5G'라고 불리는 5G 28㎓ 주파수는 정부와 이동통신사 모두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초고주파인 28㎓는 이론상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내지만 회절성과 투과성이 약해 사업성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이통 3사는 28㎓ 상업화를 포기했다. 3.5㎓ 중심의 5G 전국망 구축에도 공수표를 날렸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정부도 회수한 28㎓를 앞세워 제4이통사 유치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결국 시장이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신규사업자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28㎓ 실패는 국내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신의 배경이 됐다. 더 빠른 5G를 선도하지 못하면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의미마저 퇴색됐다. 이제 계륵이 된 5G 28㎓ 활용법을 찾는 것이 민관 모두에게 중요한 과제다.

지금으로선 지하철 와이파이가 최선의 선택지다. 회절성이 약하고 직진성이 강한 고주파 특성상 장애물이 없는 지하철 터널 내 와이파이 백홀용으로는 활용도가 있다. 이미 이통 3사는 지하철 내 28㎓ 장비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28㎓ 주파수 지정과 전파사용료 감면 등 당근책을 검토하고 있다.

남은 건 이통사 결단이다. 물론 사업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시행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과 점용료를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돈보다는 명분이다. 최근 만난 통신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부정적 인식이 박힌 사업을 재추진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당위성의 문제”라고 했다.


이통사는 할당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28㎓ 주파수를 강제 회수당했고 그 과정에서 유·무형적 타격을 받았다. 28㎓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 재추진에 대한 내부 의사결정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통사가 말하는 고객 가치와 국민 편익 측면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업의 협조와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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