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부부가 아기를 빼앗기 위해 우크라이나 피란민 모녀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7일(현지 시각) DW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독일 만하임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지난해 3월 발생한 우크라이나 피란민 살인 사건과 관련해 공동 살인과 미성년자 약취·유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독일인 부부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건은 지난해 3월 독일 남서부 잔트하우젠에서 발생했다.
43세 독일인 남성 A씨와 그의 아내 B씨(44)는 딸을 가지고 싶었으나 임신하지 못했고, 어린아기를 납치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타겟은 전쟁 중 독일로 도망친 우크라이나 피란민이었다. 이들은 독일에 막 도착한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텔레그램 그룹에 가입했고, 아기를 낳기 전 통역을 도와달라는 피해자 C씨(27)에게 접근했다.
아이가 무사히 태어나자 부부는 2024년 3월 잔트하우젠의 한 식당에서 C씨와 그의 어머니 D씨(51)와 함께 식사를 했다.
이후 산책을 제안하며 D씨에게 진정제를 탄 오렌지주스를 건넸다. 진정제를 섭취한 D씨가 힘들다고 호소하자 숲 속에서 D씨를 몽둥이로 살해한 후 시신을 호수에 던져 넣었다. 딸인 C씨에게는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병원에 입원했다고 거짓말을 했고 차로 병원까지 데려다주겠다고 거짓말한 뒤 C씨마저 죽였다.
부부는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데려갔지만 C씨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덜미를 잡혔다. 어머니 D씨의 시신은 2주 후 경찰 잠수부에 의해 발견됐다.
또한 부부는 범행 몇 달 전부터 주변에 임신할 계획이 있다고 말하고,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갓 태어난 여아들의 사진과 부모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다. 범행 이후 홀로 남은 아기에게 새 이름을 붙여주고 모유 수유가 가능한지 논의한 흔적도 발견됐다.
부부는 이날 첫번째 공판에서 모든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적당한 처벌을 기다리겠다. 스스로 역겹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납치됐던 C씨의 아기는 현재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이모와 함께 살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