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폐업업체 6개사 OTP' 내년 7월부터 사용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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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에서 사용 중인 실물 OTP 예시

이체 규모가 큰 은행거래 등에 사용되는 실물형(하드웨어)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중 상당수가 사용 중단된다. 공동인증서 및 사설인증서, 카드형OTP, 보안형OTP 등 대체 보안매체가 늘어나면서 제조업체가 폐업한 사례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증권사들은 폐업한 6개 업체(△003 인터넷시큐리티 △005인카드 △007액티브아이덴티티 △008아이덴티타 △009 토판폼즈 △011스마트이노베이션)에서 제작된 실물형 OTP에 대해 내년 7월부터 인증 지원을 중단한다. 이보다 앞서 새해 2월부터는 해당 업체 OTP 의 이용 등록 및 타기관등록도 제한된다. 고객들은 내년 7월 이전까지 다른 제조업체 OTP를 신규 발급받아 사용하거나 인증 방식을 교체해야 한다.

실물 OTP는 거래 시마다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휴대용 보안매체다. 기존 보안카드 방식을 대신해 2000년대 은행들이 대거 도입했으나, 현재는 공동인증서 및 사설인증서, 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디지털 OTP 등에 자리를 내줬다. 이를 반영해 금융위원회도 이미 지난 2016년부터 보안카드·OTP 없이 온라인 거래가 가능하도록 의무요건을 폐지했다.

OTP는 발급 이후 배터리 등을 고려할 때 길게는 5년 정도까지 사용 가능하다. 따라서 인증망을 관리하는 금융결제원 등은 OTP 제조업체가 폐업하더라도 금융고객이 이용에 장애를 빚지 않도록 인증 솔루션을 유지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다만 이번에 서비스가 중단되는 제조업체들은 시장 초창기에 제품을 공급했던 곳으로, 이미 폐업한 지 오랜 기간이 지나 신규 시스템과 호환도 쉽지 않아 불가피하게 지원을 중단하게 됐다.

최근 금융사들은 하이브리드 OTP 혹은 OTP 결합형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한 형태의 보안 시스템을 권장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스마트 OTP 공동앱이 대표적이며,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교통카드를 NFC로 인식해 OTP로 활용하는 방안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보안매체 별 이체가능 금액의 차이가 있고, 고령층 고객의 경우 디지털OTP 등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 아직 실물형 OTP에 대한 수요는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 제조업체는 최근 수년 간 공급량이 많지 않았으므로 타 제조업체 신규 발급이 요구되는 고객은 많지 않을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은행들은 해당 문제로 실물 OTP를 발급받는 고객에게 재발급 비용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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