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차기 행장 인선 안갯 속…'디지털 수장'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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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은행 중 KB국민은행·우리은행 차기 행장 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이석용 NH농협은행장 후임에 대한 은행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경우 연임 낙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반면 농협은행의 경우 행장 연임 사례가 거의 없는 데다, 올해 금융사고가 잇따른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차기 행장 후보군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행장 인선 전례를 비춰볼 때 12월 20일 전후 금융지주 이사회를 개최한 뒤 새 행장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현재 10명 내외 롱리스트를 추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차기 행장에 이환주 KB라이프 대표를 내정한 상태다. 이재근 행장 연임을 예상했던 이들이 많았던 만큼 세대교체 및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파격 인사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의 경우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부당대출 이슈를 비롯해 금융사고가 잦았고, 조병규 행장 역시 연루 가능성을 두고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행장 교체가 불가피했다는 예상이 많았다.

NH농협은행 역시 이석용 행장 취임 이후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가 총 7차례 발생하며 사고금액 45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5월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중대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농협중앙회 회장은 임추위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행장 인선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차기 행장 하마평에 오른 인물은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 △강신노 NH농협은행 리스크관리부문 부행장 △최영식 NH농협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등이다. 현 시점에서 차기 행장에 요구되는 주요 능력은 소통능력, 도덕성, 실무경험 조직 장악력 등이다. 잦았던 금융사고를 수습하는 책임이 큰 반면 뜻을 펼 수 있는 기간은 타 은행 대비 짧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이 비교적 뒤쳐져 있는 정보기술(IT) 역량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 신한은행 '신한슈퍼쏠(SOL)' 등 은행권이 슈퍼앱 경쟁에 자원을 집중하는 가운데 NH농협은행 '올원뱅킹'의 경우 비교적 전개 속도가 늦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경우 슈퍼앱은 물론 알뜰폰이나 배달앱 등 비금융 부문에 있어서도 타 은행 대비 다소 속도가 느린 측면이 있는데, 이는 결국 수뇌부의 의지와 전문성 문제와 이어진다”며 “사고 예방 역시 실무 파악 역량과 데이터의 전산화가 내부통제 첫 걸음인 만큼, 차기 행장 인선에서도 이를 중요하게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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