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잃어버린 7년'…방문객 늘어도 매출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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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면세점 실적이 7년 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다. 방문객 수가 꾸준히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극심한 업황 악화에 면세업계는 효율화에 초점을 두고 전략 수정에 돌입했다.

2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11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10월 내국인 매출은 11.2%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이 22.4%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방문객 수가 늘어남에도 매출이 줄어든다. 10월 면세점 방문객 수는 257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지난 1월부터 10개월 내내 증가세다. 객단가가 높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 대신 개별관광객(FIT) 비중이 높아진 영향이다. 다이궁(보따리상)에게 송객수수료를 지급할 여력도 없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올해 1~10월 누적 매출은 11조9521억원으로 지난해(11조2959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연초부터 송객수수료를 대폭 줄여 매출이 전년 대비 22.3% 감소했지만 영업손익은 대폭 개선된 바 있다. 반면 올해는 면세점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 모두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올해도 연간 매출 14조원의 벽을 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017년 면세점 전체 매출액이 14조4684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전체 산업 규모가 7년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매출(25조원)과 비교하면 10조원 이상 쪼그라 들었다. 특허수수료 감면 종료, 공항 임대료 등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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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도 노선 변경에 나섰다. 외형 확장 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두고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롯데면세점은 내달 10일 부로 명동에서 운영하던 자체 쇼룸 '나우인명동'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앞서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각각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도 했다.

수장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도 도모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현대면세점은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각각 김동하 전무, 박장서 전무를 각각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비효율 조직과 점포를 정리하는 한편 FIT 특성에 맞는 전략 브랜드 유치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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