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투자를 넘어 결제·토큰화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블록체인 및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대표 이석우)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디지털자산 콘퍼런스(D-CON, 디콘) 2024'를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디콘은 가상자산을 연구하는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이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모색하는 학술 행사다. 약 400명이 참가한 올해 행사는 14일 열리는 '업비트 D 콘퍼런스(UDC)'의 사전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이석우 대표는 개회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들이 늘어나는 동시에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음을 느낀다”며 “가상자산이 국경의 구애를 받지 않듯 우리도 시야를 넓혀 글로벌 무대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국들 가상자산 정책 움직임에 따라 국내 제도도 함께 변화해야 하고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국내 가상자산 산업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컨퍼런스는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 △가상자산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과 과제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가상자산 활용 사례와 경제적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현재 가상자산은 투자를 넘어 지급결제, 자산 토큰화, 인프라 분야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임병화 성균관대 핀테크 융합 전공 교수는 “가상자산이 가장 널리 활용되는 분야는 지급결제 및 송금 분야로 가상자산을 활용한 직접 결제, 스테이블 코인 이용, 크립토 카드 등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가 글로벌 지급결제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 설명했다.
실제로 2023년 미국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 쇼피파이는 '솔라나페이'를 정식 결제 수단으로 허용했다. 미국 전자 결제 기업 스트라이프는 올해 10월 스테이블코인인 'USD코인(USDC)'의 결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내 시장에서 법인 및 외국인 투자자 허용이 바람직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발제자로 나선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현재 38개 국가에 진출했다”며 “해외 이용자와 외국 기관투자자의 국내 유입이 가능해지면 김치 프리미엄과 같은 가격 괴리 현상이 해소되고 외화 창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세션은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에 관한 쟁점과 과제에 대해 토의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신지혜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이미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시행 중이지만, 가상자산의 본질을 규율하는 입법은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중심으로 강제집행 절차를 정비하고, 파산 시 기준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