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와 실제 교전을 벌였다는 주장이 연일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인공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북한군 시신 사진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해온 리투아니아 비정부기구 블루/옐로(Blue/Yellow)의 요나스 오만 대표는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북한군의 첫 교전이 벌어졌으며 북한군이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전사했다고 주장했다.
쿠르스크는 러시아 서남부 격전지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부터 약 3개월째 점령하고 있는 곳이다.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이 곳에 북한 병사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오만 대표가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입수한 드론(무인기) 영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북한 국기(인공기)가 부착된 군모를 쓴 사망자의 시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다만 얼굴은 식별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오만 대표는 이미지 자료에 대해 “이 병사(북한군 추정)는 오래된 러시아제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가지고 있다”며 “영상 여기저기 시체가 보이긴하지만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진지가 포격당할 때, 처음에는 상대가 러시아군뿐인 줄 알았지만 드론으로 촬영해보니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사망한 북한 병사가 10여 명 정도 확인됐지만, 혼란스러운 교전 상황으로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한 당시 생존한 북한군 병사 한 명을 발견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부상자 구호에 집중하느라 포로로 생포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루스템 우메로프 국방장관도 KBS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첫번째 교전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다만 앞선 교전은 소규모 교전이었으며, 북한군이 전선에 전면 배치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봤다. 그는 최대 1만 5000명의 북한군이 배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첫 교전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1만명 이상이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1만명에 달하는 북한군이 쿠르스크로 이동했고, 수일 내에 전투에 들어갈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앞선 발표보다 2000명 증가한 수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