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야 치료받을 수 있는 우울증을 일반 가정에서 개인이 처방전 없이 의료기기로 치료·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향후 정신건강 관리 헬스케어 시장 확산에 기폭제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세라젬이 전자약 플랫폼 기업 와이브레인과 집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우울증 치료기기 '마인드핏'을 조만간 정식 출시한다. 최근 양사가 제품 출시 전 앱을 우선 등록하고 기능을 점검하며 막바지 담금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인드핏은 머리에 전기자극을 줘 우울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가정용 의료기기다. 하이드로겔 패치를 활용해 이마에 띠를 두르는 것처럼 착용하는 형태다. 지난 4월 식약처 인증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다.
앱에 제품을 블루투스로 연결해 등록하면 앱에서 강도와 시간 등을 설정할 수 있다. 제품만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앱과 연동하면 사용기록이 앱에 저장되는 등 부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마인드핏은 와이브레인이 병원 처방용으로 공급하고 있는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과 전반적으로 동일하다. 처방 없이 일반인이 자유롭게 구매해 가정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강도가 낮게 설정돼있다.
마인드스팀은 지난해부터 비급여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상급종합병원 12곳 등 국내 140개 병원에 도입됐다. 이달 기준 누적 처방 9만건을 돌파했다.
세라젬은 헬스케어 사업 확대를 위해 지난 2022년 와이브레인에 40억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마인드핏은 양사가 함께 선보이는 첫 시너지 제품이다.
세라젬은 정신건강 관리 외에 척추, 뷰티 등을 망라한 종합 헬스케어 기업 도약을 목표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신건강 기업 옴니핏과 두뇌교육 전문센터 '웰브레인 센터' 운영도 시작했다.
와이브레인은 마인드핏 출시를 기점으로 일상에서 정신건강 관리를 생활화하고 관련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우울증상에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던 환자의 정신건강 관리와 치료 접근성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울증 증상이 나아진 후에도 장기적으로 증상관리와 예방을 가정에서 쉽게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젬 관계자는 “마인드핏을 정식 출시하면 여성 건강관리공간 '웰라운지'에서 마인드핏 관련 정신건강관리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불안 장애·우울증 치료제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크게 성장해 2020년 108억9000만달러(약 14조6829억원)에서 2027년 130억3000만달러(약 17조5683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