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사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API는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공유하고 연결할 수 있는 일종의 개발 도구다. 국내외 통신사들은 통신 네트워크·애플리케이션(앱) API 규격을 표준화하는 작업을 통한 수익화를 추진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약 70개 통신사들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추진하는 '오픈 게이트웨이에(Open Gateway)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다. 세계 모바일 네트워크 74% 가량을 책임지는 수준이다. 국내 이동통신사업자 중에는 KT와 LG유플러스가 참여 중이다. 특히 KT는 오픈게이트 웨이 창립사 중 한 곳이다. GSMA와 업무협약을 통해 오픈 API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오픈 게이트웨이는 통신사 네트워크 정보 표준화 한 API를 외부 개발자에 공유해 수익화를 추구하는 GSMA의 주요 이니셔티브다. 글로벌 사업자마다 다른 API 규격을 일원화해 앱 개발 진입장벽을 낮추고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 전략컨설팅기업 맥킨지는 2030년까지 GSMA 오픈 게이트 이니셔티브가 3000억 달러(약 395조 8500억원)가치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는 “많은 네트워크 API와 혁신을 기업 개발자나 클라우드 공급자 커뮤니티에 노출한다면 더 큰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GSMA는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오픈 게이트웨이 참여로 실질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통신사 서비스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수익을 낸다는 논리다. 줄리안 고먼 GSMA 아시아퍼시픽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오픈 게이트웨이 생태계가 매우 풍부하게 구축된 곳”이라면서 “한국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API들을 글로벌 프로젝트와 결합하면 한국의 혁신 사례를 글로벌하게 적용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수익화 모델에는 핀테크 분야가 꼽힌다. 금융거래 사기나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API를 표준화해 수익을 내는 구조가 가능하다. 줄리안 고먼 대표는 “API가 표준화된다는 것은 글로벌 생태계에 통합된다는 의미”라며 “한국 서비스를 세계적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 게이트웨이의 API는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모바일 경제 성장을 더욱 촉진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며 “오픈 게이트웨이를 활용하고 참여하는 부분이 한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자체적으로 오픈 API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국내 통신 분야 네트워크 오픈 API 상용화 협약을 맺고 API 표준화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글로벌 추세에 맞는 표준화 작업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와도 연동되는 신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