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성화, 지역에서 찾자] 〈6〉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우수 기업 유치하고 좋은 일자리 만들어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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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강원도는 2023년 6월 강원특별자치도로 명칭이 변경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이은 두 번째 특별자치도이다. 특별자치도로 바뀌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저출생과 일자리 부족으로 타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지역소멸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인구는 1970년대에 180만명대까지 달했으나 현재 인구는 152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과거 강원도를 떠받쳤지만 완전히 붕괴된 석탄산업을 대체할 산업을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농수산업과 관광산업만으로 지역경제를 떠받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김진태 도지사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반도체클러스터 조성과 바이오산업 업그레이드, 기업과 투자 유치, 고급 인력 양성, 창업 환경 구축 등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 도약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진태 도지사를 만나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들어봤다.

-민선 8기 도지사로서 지난 2년간을 돌아본다면.

▲정신없이 바쁘고 힘들었지만 도민과 함께하며 행복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마지막' 강원도지사이자 '최초'의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됐다. '초대(初代)'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지만 도의 미래상을 떠올리면 행복하다.

지난 2년간 뉴스에 늘 강원도 소식 끊이지 않을 정도로 대외적 성과가 많았다. 숙원사업이었던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착공, 강릉 제2청사 개청, GTX-B와 D의 연장이 확정됐다.

또 글로컬 대학 전국 최다 선정(2곳), 수소 저장운송 클러스터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 통과, 기업도시 시즌2 기업혁신파크 선정, 반도체 테스트베드 사업 순항, AI헬스케어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 등으로 미래 첨단산업 기반도 조성했다.

내부적으로는 취임할 때 네 가지 약속도 지켜내고 있다. 도청 공무원은 2년 동안 단 2명 증가하며 조직 최소화를 이뤄냈다. 1조원에 이르던 물려받은 부채도 3500억원을 갚아 재정건전성을 확보했다. 강원특별법을 통해 산림, 환경, 군사, 농업 등 4대 분야 규제를 완화하고 개혁했다. 또 기자간담회가 80여회에 달하고 시군 순회 간담회, 권역별 집중 토론회 등 소통에도 많은 힘을 기울였다.

-지방소멸시대 대책은.

▲저출산과 지역소멸은 강원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청년인구 이동 이유 1위가 직장 문제다.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첨단미래산업, 교통망 발전으로 우수한 기업을 유치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소멸을 막는 데 힘쓰고 있다.

또 올해 역대급 세수 결손에도 미래산업과 복지 분야에는 과감히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사회복지 예산은 전년 대비 6.4% 증액해 도정 사상 첫 3조원 시대를 열었다. 5대 미래산업에 예산 2858억원을 투자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노력 중이다.

강원도만의 복지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육아기본수당도 손질했다. 출생 후 4년 지급에서 4년을 추가해 2019년생부터 8년간 지원한다. 강원 출생 아이 한 명당 받는 각종 수당을 합치면 8년간 약 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태어난 아동 기준으로 타 지자체와 비교해 8년간 3000만원을 더 받는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강원도 출생아 수 감소폭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다양한 청년정책도 마련하고 있다. 청년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한 취업준비 쿠폰 지원, 근로 청년 목돈마련을 위한 디딤돌 2배 적금, 정규직 취직 지원사업 등 청년정책을 적극 시행해 강원도 청년의 경제적 자립 기회를 제공 중이다.

또 외국인도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할 '동반자'로 생각하고 강원특별법 특례에 지역 실정에 맞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외국인 정책을 담아 외국인이 찾아오고 정주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기업유치를 위한 전략은.

▲기업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좋은 토양을 깔아 놓는 게 우선이다. 도의 핵심 주력 분야는 뭐니뭐니해도 '산업'이다.

도정 목표인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란 한마디로 기업이 찾아오고 사람이 모여드는 도시를 말한다. 지난 3월 춘천시가 '기업혁신파크'에 최종 선정됐다. 신설·창업 기업의 경우 첫 3년 100%, 이후 2년 50%의 법인세 감면과 국·공유지 임대료 감면과 같은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진다.

이어 4월에는 국내 1호 '글로벌 혁신 특구'에 선정됐다. 도 전역에서 법에서 금지한 것이 아니면 모두 허용되는 '규제프리'가 적용된다. 최대 6년간 관련 기업에 제품개발부터 실증, 수출까지 전 과정 규제없이 지원이 이뤄진다.

6월에는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선정됐다. 각종 세제 혜택과 규제, 예타 조사 등에 대한 특례가 제공된다. 춘천과 홍천 중심으로 신약 개발과 생산 인프라 조성이 본격 추진될 것이다.

또 정부 4대 특구 중 하나인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강원도 9개 시·군에 걸쳐 도 주력 첨단산업인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수소, 푸드테크 등 5대 미래산업과 지역특화산업인 텅스텐 등 핵심광물산업이 망라된 강원형 기회발전특구 조성이 목표다.

이같은 잇따른 특구 지정에 적극적인 행·재정력을 지원해 기업 불모지라는 오명을 벗겠다. 시작이 어려울 뿐 한번 기업이 모이면 관련 기업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특별법으로 규제는 완화하고 각종 특구 지정으로 인센티브는 이중 삼중으로 쌓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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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반도체클러스터 조성 전략은.

▲세계는 이제 인공지능(AI) 시대이다. AI는 곧 반도체다. 강원도는 아무 것도 없던 불모지에서 2년 만에 반도체 주력도시로 거듭나는 중이다. 처음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원주에 유치하겠다고 했으나 지금은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략으로 삼아 매진 중이다. 민선 8기 원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공약 카드 1번에 '전문인력 양성, 반도체 교육센터'가 있고 2번에 '반도체 공장 유치'가 있다.

반도체 테스트베드 4개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반도체교육원과 3대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에 국비 600억원 등 총 사업비 1500억원을 확보했다.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인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31년까지 반도체 전문인력 1만명 양성을 목표로 올해 초 도내 7개 대학이 참여한 반도체 공유대학이 출범했다. 이어 7월 원주에 한국 반도체교육원 개강과 도내 2개 고교 반도체과 신설, 강원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선정 등 원주를 중심으로 춘천과 강릉을 아우르는 반도체 생태계 마련이 착착 진행 중이다.

-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은.

▲강원도는 30년간 자생적으로 닦아온 기틀을 바탕으로 '바이오 신화'를 이뤄냈다. 지자체 최초로 바이오산업에 주력해 권역별 특화 육성, 기업의 자생 노력 등 산업 생태계를 착실히 가꾼 결과 비수도권 상장기업 최다 보유(6개)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를 더 확대하기 위해 바이오 분야 3+3전략을 세웠다. 춘천과 홍천을 중심으로 '바이오 3종 세트'를 완성했다. 춘천 기업혁신파크에 정보기술(IT)과 바이오, AI, 데이터를 결합한 지식첨단산업단지 조성, 도 전역 규제프리 글로벌혁신특구를 활용한 AI디지털헬스 분야 기업에 5년간 규제 프리존을 운영해 규제없는 연구 실증과 해외진출 통합지원, 10개 산업단지(춘천 8곳, 홍천 2곳)에 바이오 특화단지 기능 추가하고 인허가 신속처리·세제혜택·부담금 감면·정부 대형 R&D 투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타 지역에도 '강원형 바이오헬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3' 전략이 마련되고 있다. 원주는 디지털 헬스케어 국가혁신클러스터 사업이 진행 중이며 강릉은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단 후보지에 선정, 예타를 준비 중이다. 평창은 서울대 평창캠퍼스를 중심으로 한 그린 바이오 산업 육성이 진행된다.

'바이오 특화단지 추진단'도 구성·운영된다. 경제부지사를 단장으로 도·춘천시·홍천군·대학·테크노파크 등을 망라했다. 기반 조성·연구개발(R&D)·기업 유치 및 인력양성 등 3개 분과로 구성, 운영된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기업을 지원할 것이다.

강원-인천-대전으로 연결되는 삼각 벨트도 구축할 계획이다. AI 신약개발과 중소형 위탁개발생산(CDMO) 기반의 강원 바이오가 인천의 대량생산 클러스터, 대전의 연구기반과 만나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다.

-강원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성공 추진을 위한 전략은.

▲내년부터 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 50%가량이 지자체 주도로 전환된다. 교육부가 갖고 있던 대학지원의 행정·재정 권한이 지자체로 이양되는 것이다. RISE사업 운영을 위한 전담기구를 마련했다. 도청 내 인재육성과를 신설하고 강원인재육성평생교육진흥원을 RISE센터로 지정해 지역주도 대학지원을 전담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센터는 강원지역 16개 국립대, 사립대, 전문대의 지원을 총괄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운용하게 된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전략적 지원도 중요하다. 도와 강원대가 협력해 반도체공동연구소가 출범하고 국내 첫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을 이뤄냈다. 이러한 사례를 더 만들어 내기 위해 도내 16개 대학과 강원RISE 성공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매년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효율적 자원배분이 중요하다. RISE 사업은 지역발전과 직결되므로 나눠 먹기식 배분은 지양할 것이다.

RISE 사업은 강원이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도약할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수소, 푸드테크 등 강원 5대 미래첨단산업 육성의 싱크탱크이자 지역소멸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지역문제 해결사다. RISE를 통해 기존 지방대 프레임을 벗고 지역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강원도의 실질적 자치권 강화와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강원특별법 3차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도내 여야 의원이 공동으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및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3차 개정안에는 자치권 강화와 강원자치도의 비전인 미래산업글로벌 도시 조성을 추진하기 위한 △미래산업글로벌도시 비전 구체화 △주민 체감형 규제 개선 △자치권 강화 등 총 40개 입법과제를 담았다.

미래산업글로벌도시 비전 구체화를 위해 △강원과학기술원 설립 근거 신설 △글로벌 교육도시 지정 및 국제학교 설립·운영 △반도체 등 강원전략 기술 연구개발 사업 지정 및 R&D부담 완화 △수소·바이오헬스·신재생에너지, 석탄경석, 핵심광물 산업화 △외국인 체류요건 완화 등의 조문을 신설 또는 개정했다.

주민 체감형 규제 개선을 위해 △댐주변지역 지원 △비대면 진료 등 의료부문 개선 △민·관·군 상생을 위한 협의체 구성 △산림·생태하천·오염총량제 등 산림 환경 권한 이양 △공유재산 임대조건 완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자치권 강화를 위해 △국유재산 처분 권한 △도의회 자율성 확보 △자율학교 교육과정 운영권한·소규모학교 급식센터 및 협동교육과정 운영 △양양교육지원청 신설 등을 담았다.

3차 개정안이 국회를 조속 통과해 도의 위상을 높이고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국회와 계속 협력할 계획이다.

-강원도에 투자하려는 기업에 한마디 해달라.

▲강원도는 18개 시군 중 인구소멸 위험지역이 90%에 달할 정도로 지역소멸 위기를 크게 느끼고 있는 지역이다.

강원도의 인구 감소 원인은 출산율 문제도 있지만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원도가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업을 유치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강원도는 올해 첨단산업 분야 19개 기업을 유치하고 1조1178억 원의 신규 투자 금액을 달성했다. 신규 투자 금액 1조원 달성은 2014년 이후 10년만이다. 앞으로도 최적 투자환경 조성과 적극적 투자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강원도를 만들 것이다.

강원특별법 시행과 기업혁신파크 조성, 바이오특화단지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강원도에 투자하는 기업에 저렴한 부지 제공,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의 혜택을 줘고 생활 인프라 확충, 의료·교육·복지 등 장기 정착을 위해 생활 인프라 개선에 힘쓰겠다. 일시적 인구 유입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전체 정주 여건을 개선해 장기적 인구 유입과 유출 방지에 도정을 집중할 것이다.


춘천=권상희 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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