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맹폭' 견뎌낸 헤즈볼라 땅굴… “北 도움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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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수도 베이루트가 이스라엘 공격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공세를 퍼붓고 있는 가운데, 헤즈볼라가 지난 2006년 북한과 이란의 도움을 받아 건설한 땅굴에 의존해 버텨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레바논 관련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전례없는 공격을 광범위한 땅굴과 지난해 강화한 방대한 미사일 및 무기고로 견뎌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겨냥해 수많은 공격을 퍼붓고 있다. 지난 17일 시작된 무선호출기(삐삐) 테러를 시작으로 헤즈볼라 주요 지휘관을 포함한 베이루트 공습, 560명이 넘게 사망한 대규모 공습까지 연일 헤즈볼라에 융단폭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헤즈볼라가 이를 견뎌냈으며, 이는 지난 2006년 북한과 이란의 도움을 받아 구축한 땅굴의 도움이 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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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남부가 이스라엘 공격으로 폐허로 변했다. 사진=신화 연합뉴스

최근 이스라엘의 폭격이 집중된 레바논 남부에서 로켓이 발사됐다는 것이 헤즈볼라가 땅굴에 얼마나 무기를 잘 숨겨뒀는지에 대한 증거라는 설명이다. 수천발의 포화가 쏟아졌던 레바논 남부에서 지난 22일 로켓이 발사됐다.

이스라엘 국방부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23일 공격으로 헤즈볼라의 로켓과 탄약 수만 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싱크탱크 알마 소속 연구원 보아즈 샤리파는 “이스라엘은 아직 (헤즈볼라의)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기지와 같은 전략적 시설을 공격한 적 없다”고 봤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소속 전문가 안드레아스 크레이그 역시 이스라엘의 공격이 헤즈볼라 땅굴 깊은 곳까지 닿지 않았다고 보면서 ”헤즈볼라는 수년 간 수백km에 달하는 터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2006년 이스라엘과 한 차례 전쟁을 치르기 직전인 2003~2004년, 북한의 감독 하에 무기 저장고, 식량 저장소, 부상자 진료소 등을 포함한 주요 지하 시설, 이른바 '땅굴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계속 확장해 현재는 수백km에 달한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역시 가자지구에 땅굴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데, 헤즈볼라의 땅굴 네트워크가 하마스의 것보다 훨씬 튼튼하고 강력하다고 크레이그는 전했다.

하마스가 땅굴을 만든 가자지구는 모래땅에 인력으로 구축된 반면,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산과 바위 지대에 장비로 깊숙이 구축해 가자보다 훨씬 접근이 어렵고 파괴 또한 어렵다는 설명이다.

로이터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거점을 융단폭격하는 동시에 최고위급 인사를 잇따라 제거하는 '참수작전'을 벌여 헤즈볼라를 조기에 굴복시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조차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헤즈볼라는 유연한 지휘체계를 가지고 있어, 지휘관이 사살되더라도 순식간에 공석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몇 차례 지휘관이 사살됐음에도 곧바로 로켓을 이용한 보복 공격이 빠르게 이뤄졌다는 것이 그 증거다.

레바논 소식통은 로이터에 “지휘 계통이 끊어진 경우 최전선 전투원들은 국경 근처의 몇 개 마을로 구성된 작은 독립 집단에서 작전을 수행하도록 훈련을 받았다. 이는 곧 장기간 이스라엘군과 싸울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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