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위험한 상품'인가...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공청회 찬반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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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여의도 전경련 FKI타워 루비실에서 열린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문제 공청회가 열렸다. (왼쪽부터)조문석 한성대 교수, 박건우 고려대 교수, 이해국 카톨릭대 교수, 이상규 한림대 교수, 이만우 입법조사처 사회문화실 심의관,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영민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 김연숙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관리과장, 박현정 통계청 통계기준과장.

게임 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문제 공청회에서 찬반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공중보건 체계 마련을 통해 게임 이용장애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찬성 측 주장과 불충분한 과학적 근거 및 과도한 질병화로 인한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반대 측 입장이 대립하며 난상토론이 전개됐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임광현·서영석·전진숙 의원은 12일 여의도 전경련 FKI타워에서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문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주장하는 이해국 카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상규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질병코드 등재에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뇌신경센터장, 과도한 질병화와 과잉 의료화·정책실패를 경고한 조문석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가 각기 주제별로 발제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질병코드 도입 찬성 측에서는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맞춤형 치료의 중요성과 공중보건 차원에서의 효과적이고 강력한 대응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상규 교수는 “2013년 첫 논의가 이뤄질 당시에는 관련 연구가 부족했지만 이후 다양한 유전학적, 신경학적 연구가 진행됐다”며 “게임이용장애가 약물 중독, 도박 중독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일관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게임 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적절한 개입과 치료를 제공할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신중독의학회 이사장으로 활동 중인 이해국 교수는 게임이 일반적 상품과 달리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성격이 있는 만큼 공고과 시민사회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게임 자체가 중독성을 지닉 만들어지는 만큼 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공공보건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해국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 세상에서 안전장치가 없음으로 인해 중독적 수준까지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보루가 바로 보건의료 체계가 작동하는 기전”이라며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록하는 것이 그 중 한가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건우 교수와 조문석 교수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가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파급효과와 진단 기준의 문제, 과거 '셧다운'와 같은 정책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박 교수는 낙인 효과로 인해 건강하게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 전반이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적으로도 전문가 사이에 여전히 논린아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과도한 의료화로 인해 게임이용에 관한 사안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 교수는 “게임이용장애라는 병명이 만들어지고 나면 사회적으로나 의학적으로 과도하게 오남용 될 수 있다”며 “국내 도입에 관해서도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문석 교수는 셧다운제가 도입되고 폐지되는 과정에서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발생했 듯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역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이슈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조 교수는 “WHO가 국제적으로 질병을 분류하는 기관이지만 강제가 아닌 권고인 만큼 각국이 자국 상황에 맞게 도입할 책임이 있다”며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로 등재되면 게임 셧다운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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