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청구 간소화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시행 시점 요양기관 참여율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참여 의사를 내비친 기관도 절반에 미치지 못하면서 금융위원회가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12일 금융위원회는 보건복지부, 보험업계, 보험개발원, EMR업체 등과 함께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실손청구 전산화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확산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다음달 25일 실손청구 간소화 시행 시점에 참여 예정인 요양기관은 총 283 곳으로 전체 대상(7725곳)에 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내비친 곳은 3774곳으로 전체의 48.9%에 불과했다. 더욱이 병원과 연계한 EMR업체 참여도 전체 54개사 중 19곳만 확정됐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원활한 시행을 위해 정부와 의료·보험업계가 사업을 진행해 왔으나 국민이 체감하기엔 아직 아쉬운 점이 있다”며 “확산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사무처장은 청구 간소화를 위해 전송대행기관과 EMR업체 연계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협력관계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 보험업계, EMR업체가 적정 비용 수준을 논의한 결과 일부 진전을 이뤘으며, 처음 시작되는 사업인 만큼 국민 편의성 제고를 위해 양 업계의 조속한 의견 조율을 당부했다.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려사항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설명이 이뤄졌다. 금융위는 병원은 청구대행 업무를 수행하지 않기에 행정부담이 없다면서, 보험업법에 따라 전산시스템 구축·운영 관련 비용은 보험사가 부담한다고 전했다. 또 의료계 민원부담 발생 방지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보건당국은 청구 간소화에 참여한 요양기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EMR업체들은 공익 목적을 위해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협력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참여 여부 최종 결정 주체가 병원이기에 병원과 협력 강화 및 설득 노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보험업계와 적정 비용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며, 현재 청구 전산화 추진 일정이 지나치게 빠른 만큼 단계적 확산을 고려해 달라고 전했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실손청구 전산화 필요성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제기됐으나 이해관계 충돌로 진전되지 못했다”며 “지난해 보험업법 개정으로 법적 토대가 마련된 만큼, 이해관계자가 합심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완성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