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최형두 의원 “자동차 반도체 시장 90%가 외산… 쇼킹”

최근 자동차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이 빠르게 확대 적용되면서 고성능의 반도체가 핵심 부품으로 떠올랐으나, 관련 시장을 외산 제품이 90% 이상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향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기술 국산화를 위한 정부의 핀셋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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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린 'AI·모빌리티 신기술 전략 조찬 포럼'에서 전문가들이 국내 자동차 반도체 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에서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의 공동주최로 열린 'AI·모빌리티 신기술 전략 조찬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 발제자로 나선 채정석 현대자동차 상무는 '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 대응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자동차향 반도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채 상무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도화된 AI 모델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며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율주행 고도화는 물론,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측면에서 디스플레이 확대,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복잡한 연산 처리와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확보가 필수적이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센서 부분에서 일부 도입을 시도하고 있는 수준이고, 90% 이상 외산이 독점하고 있다. 국산화를 추진하고 싶어도 경쟁력있는 기업이 없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높은 수준의 안정성·내구성 요구 △개발에서 양산까지 장기간 소요 △전문 인력 풀 부족 등 높은 시장 진입장벽을 갖고 있다. 여기에 미래 자동차 시장을 놓고 국가간 기술 패권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채 상무는 “사업 역향 확보와 상용화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선행 투자가 필요한 점을 감안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필요하다”며 “자동차 반도체 기술 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스타트업 중심의 보조금 지원, 국책과제 확대,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 신설 등 중장기 대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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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석 현대자동차 상무가 '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 대응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도전과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세제 지원과 규제 개선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정원석 삼성전자 상무는 “스마트폰과 바퀴가 달린 차의 경계가 사라졌다. 스마트폰의 경우 300개 부품 가운데 180개가 반도체이고, 거의 국산화가 됐다”며 “자동차도 완전 자율 주행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부품의 국산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AI 기술이나 로보틱스, 자율 주행 등의 모든 기술들은 개별 기업이 나서서 하기에는 범위와 경쟁력이 너무 넓다”며 “여러 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계해서 할 수 있는 어벤저스 같은 팀이 국가 차원에서 분명이 있어야 하고, 그런 팀이 규제 제약 없이 뛰어놀 수 있는 큰 운동장을 그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대만에는 고등학교 과목에 반도체 과목이 있고, 중국 상하이에는 무인차 서비스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우버와 같은 혁신 서비스가 불법으로 낙인찍혀 있다”며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고 우리나라에서도 그게 되는 거야라고 생각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첨단 기술 분야의 규제를 개선하고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말했다.

김훈동 KT AI 리드는 모빌리티 산업에서의 규제 완화와 테스트베드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타다와 같은 혁신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기 전에 시범 도시를 지정해서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했으면 한다”며 “테스트베드에는 해외 기업도 함께 테스트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줘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해 자생력도 갖출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안현우 소프트피브이 대표는 “전기차 자체에서 완벽한 자율 주행은 힘들다”며 “안전한 자율주행의 보조 인프라 구축을 정부가 주도하면 중소기업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토론을 들은 정동영 의원은 “자동차 반도체 시장의 외산 점유율은 말 그대로 쇼킹하다”면서 “글로벌 지원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 정부의 연구개발 및 세제 지원 등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도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오늘 토론 내용을 토대로 적절한 정책을 마련해 나갈 것으로 약속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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