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논 상태에 따라 비료량을 자동 조절하는 스마트 이앙기 기술을 공개했다. 논 전체에 같은 양의 비료를 뿌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위치별 토양 상태를 반영하는 정밀농업 기술이다. 비료 사용량은 줄이고 노동시간과 품질 편차까지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농진청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앙 동시 맞춤형 비료 살포량 조절 스마트 이앙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모내기와 비료 살포를 동시에 하면서도 구역별로 비료량을 자동 조절하는 방식이다.
기존 이앙기는 논 전체에 일정량의 완효성 비료를 균일하게 살포했다. 하지만 실제 논은 물 빠짐이나 유기물 함량, 지력 상태가 제각각이다. 같은 필지 안에서도 벼 생육 조건 차이가 발생한다. 양분이 부족한 곳은 생육이 떨어지고 충분한 곳은 과다 시비 상태가 된다.
농진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 가지 핵심 기술을 적용했다. 먼저 토양검정 정보와 '흙토람' 데이터를 활용해 적정 시비량을 산정한다. 이어 필지와 작업 구역별 시비 처방 지도를 만든다. 이후 RTK-GNSS 기반 실시간 위치 인식 기술이 현재 작업 위치를 파악하고 변량시비 제어장치가 해당 위치에 맞는 비료량을 자동 살포한다.
실증은 경기 화성 벼 재배 농가 4개 필지에서 진행했다. 농진청은 작년 5월 이앙부터 10월 수확까지 현장 시험을 진행한 결과 비료 사용량은 29% 줄고 작업시간은 40%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확량은 10% 늘었고 구역별 수확량 편차는 33% 감소했다.
농진청은 이번 기술이 단순 절감 기술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비료를 공급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질소비료를 과다하게 쓰면 벼가 웃자라고 병해충 위험도 커질 수 있는데 이를 줄이면서 품질 균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벼 재배 노동시간은 1헥타르 기준 약 80~120시간 수준이다. 이 가운데 시비 작업은 약 11시간이 들어간다. 스마트 이앙기를 적용하면 시비 관련 시간이 약 7시간 수준으로 줄어 40% 절감 효과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은 전국 벼 재배 면적 70만헥타르에 기술을 적용하면 연간 약 5600억원 규모의 농자재 비용 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했다. 1헥타르당 약 80만원 수준이다. 비료 절감과 노동력 감소에 따른 비용을 반영한 수치다.
농진청은 2027년까지 산업체와 기술 고도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보급형 모델 개발과 현장 확산을 검토한다. 향후에는 밭작물 변량시비 기술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성제훈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은 “스마트 이앙기는 노동력과 비용 절감, 수질오염 예방, 고품질 쌀 생산까지 동시에 고려한 데이터 기반 정밀농업 기술”이라며 “비료 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농가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술 개발과 현장 보급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