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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달 스트레스DSR 2단계에 돌입하며 은행권 대출 문턱이 이례적으로 줄어드는 '극한 가뭄'을 맞이했다. 인터넷은행까지 가세하며 사실상 유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은 사실상 당분간 전면 중단 수순에 접어들었다.

상반기 주담대 취급을 줄였던 인터넷은행은 이번 주부터 스트레스DSR 2단계에 맞춰 추가 주담대 조이기에 나선다.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3일부터 대출기간 변경, 한도 제한 등의 방식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한다.

먼저, 현재 50년(만 34세 이하)인 주택담보대출 최장 대출 기간을 30년으로 축소한다. 또 △주택구입자금 목적 주담대 대상자 조건을 기존 세대 합산 기준 '무주택 또는 1주택 세대'에서 '무주택 세대'로 변경하고 △임차보증금 반환 및 기존 대출 상환목적이 아닌 생활안정자금 대출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에 적극 동참하고 급격한 수요 증가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인상에 이어 정책도 조정하게됐다”면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대한 공급은 지속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도 주담대 추가 제한을 고민 중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실수요자 중심으로)대출 조건을 조정하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 시중은행은 지난 달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한도를 줄인 가운데 이달 들어 추가 조치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이달 9일부터 유주택자 주담대를 전면 중단한다. 주택을 한 채라도 소유한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기 위한 대출을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세자금대출도 전 세대원 모두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만 가능해진다. 일명 '갭투자'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 창구를 방문해 타행 주담대 대환을 요청하는 경우도 제한한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이용한 갈아타기 서비스만 열어놨다.

KB국민은행 역시 비대면 주담대 신청을 제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사실상 자체적으로 대출총량 관리에 들어가는 것으로 이르면 이달 중 시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역시 무주택자 위주로 주담대를 계속 개편 중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스트레스DSR 2단계 적용을 앞둔 지난 달 29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잔액은 724조617억원으로 7월 말(715조7383억원)에 비해 8조3234억원 증가했다. 2021년 4월 9조2266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5대 은행은 7월 이후 20여 차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는 등 주담대 증가에 제동을 걸었지만, 이달 스트레스DSR 2단계 시행을 앞두고 이른바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가 폭증했다.

금융감독원은 대출총량제 부활을 공언했다. 금감원은 최근 올해 경영계획 상 대출 목표를 초과하는 은행에 대해 내년 은행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계획 수립 시 평균 DSR 관리 목표를 낮추기로 했다. 원리금, 대출 한도를 지금보다 더 줄이겠다는 의미다.

다만, 무주택자 등 실수요 피해는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4일 이복현 원장 주재로 '가계부채 관련 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 간담회'를 가지고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