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주총 플랫폼 구축 속도 내는 예탁결제원…민간영역 참여 이끌까 “수요·수익성 확보 관건”

예탁결제원이 전자주주총회 전용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무부의 전자주주총회 도입 방침이 구체화하면서다. 완전 전자주주총회 도입을 앞두고 현장 주주총회의 온라인 중계는 물론 투표와 집계까지 가능한 플랫폼이 이르면 하반기께 구축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전자주주총회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ISMP) 수립 컨설팅에 착수한다. 2026년부터 플랫폼을 통해 정기주주총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예탁결제원은 지난 3월 전자주주총회 플랫폼 도입을 위한 전담 부서 설치를 완료했다. 지난 6월에는 전자주총 기본계획 수립을 마쳤다. 국회 회기가 바뀌었지만, 법무부 완전 전자주주총회 도입 방침에 변화가 없는 만큼 조속히 플랫폼 구축을 완비해 제도 변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사전의결권 행사에 쓰이고 있는 전자투표 플랫폼인 'K-VOTE'에 전자소집통지와 전자주주총회, 전자수익자총회 시스템을 더한 의결권서비스 통합포털을 구축하는 것이 예탁결제원의 목표다. 총회 영상은 물론이고 주주의 음성질의, 회의 진행 및 실시간 상황 전파 등 전자주주총회를 위해 필요한 기능을 플랫폼에서 모두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주주 전부가 전자적 수단으로 참석하는 완전 전자주주총회와 주주 선택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병행 전자주주총회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펀드의 주주총회에 해당하는 수익자총회도 전자 방식으로 지원한다.

민간 영역도 전자주총 플랫폼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각 증권사는 예탁결제원과 마찬가지로 사전의결권 행사를 지원하는 유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서비스 영역 확장에 어려움이 크지 않다. 다만 상장사의 실질 수요와 전자주총 지원에 따른 수익성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많은 만큼 뚜렷히 의사결정을 내리진 않은 단계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개매수부터 비상장 기업에 대한 전자 주주총회 지원까지 투자금융(IB) 업무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까지는 개정안이 최종 통과되지 않은데다 비용 투입 대비 수익성이나 수요 확대 가능성 등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공공영역에 해당하는 예탁결제원이 먼저 전자주총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추이를 살펴 도입 여부를 살피겠다는 분위기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10여년이 넘게 전자투표제를 운영하면서 확보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결권 전 과정을 디지털화를 지원하겠다”면서 “정부의 전자주총 전환 방침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Photo Image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