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과학기술원(GIST)은 김용철 생명과학부 교수팀이 새로운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의 실마리가 될 'P2X3R 길항제'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P2X3R은 신경계에서 통증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ATP 활성 이온 채널 수용체다.
말초조직의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감각신경에는 신호전달 수용체인 P2X3R이 발현된다. P2X3R을 통한 신호전달이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신경병증성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점에 착안해 P2X3R의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신경병증성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트라이아졸로피리미딘 코어 스켈레톤을 기반으로 최적화한 화합물의 설계 및 합성을 통해 P2X3R의 활성도를 낮추는 길항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길항제는 55 나노물(nM) 수준의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P2X3R의 활성을 강력하게 억제했다. 다른 P2XR 서브타입에 비해 P2X3R에 대해 높은 선택성을 보여 미각 상실과 같은 부작용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해당 약물을 신경병증성 통증 동물 모델(SNL-유도 신경병증성 통증 쥐)의 척수강 안으로 투여했을 때 증가된 통증 역치값과 함께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규명했고 최대 65%의 통증 완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저온전자현미경(Cryo-EM)으로 해당 약물이 P2X3R의 알로스테릭 자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수용체의 탈민감화 상태 안정화를 유도래 P2X3R 활성을 저해하는 결합모드를 확인했다.
김용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현재 사용되는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를 보완할 신약 개발의 선도화합물로서 효과적으로 P2X3R의 활성도를 낮추는 길항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저온전자현미경 연구를 통해 기존의 P2X3R 저해약물과는 다른 결합 위치에서 효능을 나타냄을 최초로 연구함으로써 앞으로 P2X3R 관련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김교수와 같은 학부인 진미선 교수와 윤명하 전남대 의학과 교수의 지도를 받아 김가람 GIST 박사과정생과 김수빈 박사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과제와 한국화학연구원 과제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의약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시널 케미스트리' 온라인에 최근 게재됐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