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어로 인공지능(AI) 모델을 구축하려는 나라들이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고객이 되고 있다고 엔비디아의 콜렛 크래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래스는 이날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끝난 뒤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대화에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로부터 엔비디아 칩셋 수요가 많아진 데 이어 각국 정부도 자체 AI 모델과 이를 지원할 하드웨어를 구축하면서 전 세계에서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는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AI 기술을 구동하는 데 필요하며, 각 나라가 자체 언어로 활용하는 AI 모델을 구축하려면 해당 언어에 맞는 AI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
크래스는 이 같은 각국의 반도체 수요는 2025년 1월에 끝나는 회계연도에 수백억 달러의 매출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관련 수요로 매출이 수십억 달러 늘어날 것이라던 기존 전망보다 증가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10월에 끝나는 이번 회계연도 3분기 총매출을 약 325억달러로 예상했다.
크래스는 “전 세계 국가들은 자기 나라 언어와 문화, 그리고 자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자체 생성형 AI를 갖기를 원한다”면서 “이제 AI 전문성과 인프라는 국가적 필수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있는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를 예로 들었다. 이 슈퍼컴퓨터에는 엔비디아 H200 첨단 그래픽 프로세서가 수천개 들어간다.
각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AI가 필요하다.
IDC 셰인 라우 컴퓨팅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AI 모델은 데이터로 학습되며, 특히 국가와 같은 정치 집단의 경우 데이터의 비밀이 보장되고 고유의 정치, 경제, 문화, 과학적 요구에 맞게 모델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따라서 자체 AI 모델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맞춤형 설계 배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현지 언어로 AI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각국 정부의 요구를 맞춰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
IBM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가 자체적으로 만든 AI 모델 '올람(ALLaM)'의 아랍어 버전을 자사의 AI 플랫폼 왓슨엑스(Watsonx)를 사용해 훈련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