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받아 비행기서 쫓겨난 美 남성…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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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이식 후 두피에서 피를 흘리다 비행기에서 쫓겨난 유제니오 에르난데스 가르니에르. 사진=마이애미 데이비드 교정 재활원/NBC 6 사우스플로리다 캡처

미국의 한 남성이 모발 이식 수술을 받은 후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체액으로 인한 오염이 우려된다는 승무원들의 제지에도 탑승을 고수하던 남성은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유제니오 에르난데스-가르니에르(27)는 지난 19일 월요일 밤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아내와 함께 미국 마이애미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아메리카항공 비행기에 탑승했다.

두 사람은 마이애미에서 각종 미용 수술을 받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가르니에르는 모발 이식과 지방 흡입술을, 아내 유슬리디스 로욜카 블랑카(32)는 가슴 리프팅과 팔에 지방 흡입술을 받았다.

그러나 문제는 가르니에르가 모발이식을 받은 머리에서 피가 쏟아졌다는 것이다. 머리에서 계속 피가 나 붕대를 모두 붉게 물들인 상태였다. 이에 승무원은 혈액오염 우려로 붕대를 갈고 비행기에 탑승할 것을 요청했지만 그는 여분의 붕대가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승무원들은 가르니에르의 건강 상태와 기내 혈액 오염 가능성을 우려하며 두 사람에게 비행기에서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하차를 거부하며 버텼다.

아내 블랑카는 틱톡 스트리밍을 켜고 스페인어로 “성형 수술을 받아 걸을 수 없는 자신들을 승무원이 내리게 만들고 있다”, “911에 전화해달라. 차별과 학대를 받고 있다”같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거부에 항공사 측은 경찰을 불러 대응했다. 아내 블랑카는 남편의 머리에 묻은 피가 모두 말랐으며 두 사람의 비행을 허가하는 의사의 진단서가 있으니 문제될 것 없고 오히려 탑승 우선권을 가진 약자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체포돼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려왔다.

이 사건으로 인해 비행기는 밤새 지연됐고, 결국 이튿날 아침에야 라스베이거스로 출발했다.

두 사람은 비행기 불법 침입과 체포 저항 혐의로 경찰에 기소됐다.

부부는 계속해서 자신들이 항공사로부터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아메리칸 항공은 성명을 발표해 “두 사람은 방해 행위를 하고 규정을 위반했으며, 이를 해결한 승무원들의 전문성에 감사를 표한다”고 발표하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