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지속에 엇갈린 평가…성장률 달성 '물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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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세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했지만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침체되는 내수 부진 상황이 길어지고 있다.

18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수출과 내수 지표가 엇갈리는 가운데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당초 목표했던 성장률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반도체가 견인하는 수출 실적은 호조세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6월 경상수지는 122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 대비 1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9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 4월부터는 4개월 연속 5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내수 관련 지표는 뒷걸음질쳤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2% 하락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6월 소매판매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역시 전년 대비 2.7%, 4.6% 줄었다.

내수 부진 상황에 대한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진단도 엇갈린다.

정부는 8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우리 경제가 수출·제조업 호조세로 설비투자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그린북에서 5월 이후 넉 달 연속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8월 그린북의 경우 '완만한'을 추가하고, 경기 회복 흐름에 대해서도 '확대'에서 '지속'으로 평가 수준을 한 단계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같은 달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내수가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낮은 증가세에 그친 가운데 투자도 둔화하는 등 부진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어 내수가 활력을 찾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내수 부진은 성장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분기 '깜짝 성장'으로 주요 전망기관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했으나, 이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민간소비는 5월 전망 대비 0.3%포인트(P) 낮춘 1.5%, 설비투자는 1.8%P 내린 0.4%를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도 성장률 전망치를 앞선 전망 대비 0.2%P 하향 조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고금리나 고물가 등 제약 요인이 완화되고 실질임금도 상승하며 설비투자도 이연됐던 게 도입되면 내수 개선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며 “조속한 물가 안정 기조 안착과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 및 내수 보강 등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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