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자유·통일' '남북한 주민' 강조한 尹, 北·日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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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장 등 참석자들과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통일'을 강조한 것은 현 한반도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한 순국선열이 바라던 '광복'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상 초유의 반쪽난 올해 광복절 경축식 역시 그 이면에는 대한민국의 건국 시기와 독립운동에 대한 해석, 그에 따른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한반도의 통일, 즉 자유 국가로의 통일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자유'라는 단어를 총 50회 언급했는데, 이는 작년 광복절 경축사(27회), 재작년 경축사(33회)에 비해 대폭 늘어난 수치다.

윤 대통령은 “국권을 침탈당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한 역사를 써내려 왔다. 그리고, 이 위대한 여정을 관통하는 가치는 바로 자유”라면서 “우리의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었다”고 강조했다. 1919년 3·1운동에서 국민이 주인되는 자유로운 나라라는 열망을 확인했고, 이 열망을 담아 상해 임시정부 설립, 국내외 독립운동이 펼쳐졌다고 했다. 1945년 해방 이후에도 1948년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제정해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 민주화·산업화를 통해 당당히 선진국에 올랐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제국주의 세력의 국권 침탈도, 분단도, 전쟁도, 그 무엇도 자유를 향한 우리의 힘찬 전진을 막지 못한 것”이라며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땅으로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확장돼야 한다”고 했다.

자유를 근간으로 한 통일 정책인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한 이유다. 3대 통일 비전과 3대 통일 추진 전략, 7대 통일 추진 방안으로 구성된 8·15 통일 독트린에서 주목할 점은 국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3대 통일 추진 전략 중 첫 번째인 '자유 통일을 추진할 자유의 가치관과 역량을 배양'은 남한 국민을 향한 메시지다. 우리 안의 자유를 굳건히 해야 자유민주주의 통일 주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자유 사회를 교란하려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의 허위 선동에 맞서 싸워야 하며, 경제와 후생을 튼튼히 뒷받침해 남북한 경제통일 역량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가짜 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다. 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하는 이들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라며 “우리 스스로 자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하게 가져야 한다. 우리의 자유가 서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책임과 배려, 질서와 규범이 전제돼야 한다. 질서와 규범을 무시하는 방종과 무책임을 자유와 혼동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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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대 통일 추진 전략 중 두 번째인 '북한 주민들의 자유 통일에 대한 열망을 촉진'은 독일의 통일 경험에서 따왔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대한민국, 부강하고 매력 넘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북한 주민들, 특히 청년들이 잘 알게 해 통일을 동경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7개 통일추진 방안 중 4개가 북한 주민에 대한 이야기로, 구체적으로 '연례 북한 인권 보고서' 발간, '북한 인권 국제회의' 추진, '북한 자유 인권펀드' 조성, 북한 주민의 '정보접근권' 확대와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 추진, 북한이탈주민의 역할을 통일 역량에 반영 등이 추진된다.

경축사 역시 대한민국 국민인 남북한 주민에 대한 언급이 많아졌다. 북한 정권에 대한 메시지는 실무 차원의 대화협의체 구성, 재작년 광복절에 밝힌 '담대한 구상'에서의 비핵화에 따른 정치·경제 협력 둘 뿐이다. 일본에 대한 메시지는 없었다. 그간 일본에 대해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던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는 문재인 정부 말부터 일본과의 화합, 협력으로 방향이 전환됐으나,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