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장비사 필에너지가 올해 상반기 실적 성장을 달성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필에너지 상반기 매출은 1437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197억원)보다 20% 늘어난 금액이다.
필에너지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9월 체결한 1597억원 규모 공급 계약이 컸다. 회사는 최근 이 계약금의 90%가 입금됐다고 밝혔다. 설비 출하가 끝나 수주 대부분이 매출에 반영됐고, 장비 셋업이 완료되면 잔여분도 이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597억원의 90%인 1437억원 매출을 상반기에 확보한 셈이자 지난해 연간 매출(1967억원)의 73%를 반년만에 달성했다.
필에너지는 1597억원 공급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삼성SDI로 추정된다. 필에너지는 배터리 조립공정에서 활용되는 레이저 노칭과 스태킹 장비를 삼성SDI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필에너지 지분 14.12%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양사 협력 관계도 끈끈하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배터리 합작공장을 연내 조기 가동하기 위해 양산을 준비 중인 만큼 출하 완료된 필에너지 장비가 이곳에 반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미국 인디애나주에 연간 생산 능력이 33기가와트시(GWh)인 배터리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회사는 삼성SDI 이외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해 매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46파이(지름 46㎜) 원통형 배터리용 와인더 장비를 출시해 유럽 고객사에 수주했고, 신제품으로 전극공정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