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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장중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에 휩싸이면서 급락했다. 5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도 4년 5개월 만에 발동됐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4.64포인트(8.77%) 내린 2,441.5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아시아 증시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국내 증시는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써킷브레이커)된 이후에도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다. 일본·대만 증시도 추풍낙엽이다. 25일 국내 증시는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최악의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을 맞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234.88포인트(-8.78%) 하락한 2441.31로 거래를 마감했다.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지수가 떨어졌다.

코스피는 오전 11시 사이드카, 오후 2시경 서킷브레이커 발동 이후에도 하락을 거듭했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2020년 3월 코로나19 이후 4년여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지만 시장에 만연한 공포 심리를 억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20분 거래정지 이후 이뤄진 단일가 매매 과정에서 대량 매도세가 몰리며 장중 한 때 주가가 10% 넘게 빠졌다. 2400선이 붕괴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 폭을 좁혔지만 8%대 하락을 벗어나지 못했다. 장중, 장 마감 모두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2000조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날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192조원 가량이 증발됐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0.3%, SK하이닉스는 9.87% 주가가 빠졌다.

코스닥은 장 마감까지 하락 폭을 좁히지 못했다. 오후 들어 코스닥 시장 사이드카 발동 이후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1시56분 직전 거래일 대비 62.80P(8.05%) 지수가 하락했다. 거래 재개 이후에도 코스닥은 하락 폭을 키웠다. 결국 직전 거래일 대비 11.3% 하락하면서 691.2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이 70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월 10일 이후 1년 7개월만이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2.40% 하락한 3만1458.4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일본 증시 하락 폭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 하락률 기준으로는 1987년 플라자 합의 이후 두 번째다.

대만 가권지수도 폭락했다. 대만 가권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8.35% 하락한 1만9830.88로 거래를 마쳤다. 대만 가권 지수가 8% 넘게 떨어진 것은 2021년 5월 단 한 번 뿐이다. 이날 대만 증시 역시 TSMC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역대 최악으로 하락 폭이 컸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실업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한 글로벌 자금이 미국 증시 개장 이전 일제히 위험자산을 줄이면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 외국인은 1조524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