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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경기침체 공포에 아시아 증시가 완전히 얼어붙었다. 국내 지수 모두 8% 넘게 급락하며 거래가 일시 중단(써킷브레이커)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일본·대만 증시도 추풍낙엽이다. 국내 증시는 25일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최악의 '블랙 먼데이'를 맞았다.

5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역대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날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64.89포인트(2.42%) 내린 2,611.30으로 출발해 가파르게 낙폭을 키우며 2,600선과 2,500선을 차례로 내줬다. 급기야 이날 오후 2시 14분께 8% 넘게 내리며 유가증권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거래가 20분간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거래 재개 직후에는 코스피 지수가 10% 넘게 주저 앉았다. 이날 코스피 최저치는 282.23포인트(10.81%) 내린 2,386.96이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전장 대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도 이날 오후 1시 56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에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주가가 갑자기 급락하는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다. 국내 증시 뿐 아니다. 아시아 증시 전반이 이날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니케이225지수, 대만 가권 지수 모두 장중 8% 넘게 빠졌다.

니케이지수가 장중 7% 넘게 빠진 것은 2020년 3월 13일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오사카거래소에서는 토픽스 선물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토픽스 선물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동일본 대지진 직후인 2011년 3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대만 가권지수는 이날 2만선을 내줬다. 대만 가권지수가 7% 이상 떨어진 것은 2000년 이후 5번 뿐이다. 2021년 5월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던 8.55%를 위협할 정도로 시장이 흔들렸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 실업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한 글로벌 자금이 미국 증시 개장 이전 일제히 위험자산을 줄이면서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시점 기준으로 외국인은 1조4632억언어치를 매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