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지표 악화에 따라 비트코인 5만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 충격에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 하락, 대량 매각 등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오후 2시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1개당 가격은 5만3970달러를 찍었다. 이는 24시간 전 대비 11%, 일주일 전 대비 22% 폭락한 수준이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7600만원대에 거래됐다.
다른 코인도 일제히 하락했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19.17% 급락한 2349달러를, 시총 5위 솔라나는 12.49% 하락한 134달러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 대비 각 30%, 34% 떨어진 수준이다.
코인게코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12% 이상 감소해 2조 달러를 하회했다. 전체 암호화폐 시총은 12.6% 감소한 1.96조 달러를 기록 중이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면 비트코인(BTC)이 5만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3일(현지시각) 미국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디크립트 보도에 따르면 10X리서치는 “저조한 ISM 제조업 지수가 위험 자산에 대한 충격을 줬다”면서 “만약 경기침체가 현실화한다면 비트코인은 5만달러 밑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거시 경제 지표는 예상보다 밑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7월 실업률은 4.3%를 기록했다.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4.1%)를 웃돌았다.
아울러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한 7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밑돌았다. 제조업 경기마저 위축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아울러 트럼프 당선 예측 가능성이 작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벤트 예측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피격 사건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70%까지 치솟다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후보 사퇴 이후 현재 53%로 떨어졌다.
파산한 암호화폐 대출업체 거래소 '제네시스'가 채무 상환을 위한 비트코인·이더리움 매각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아캄리서치에 따르면 파산한 제네시스 트레이딩과 연계된 지갑에서 1만6000개(11억 달러) 비트코인, 16만6600개(5억2100만달러) 이더리움(ETH)이 다른 계좌로 이체되면서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쏟아졌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