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얼리 어답터가 많아 (기술)창업기업에 안성맞춤인 시장입니다. 한국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규모가 큰 시장이기 때문에 이 시장을 탐색하고 개발하는 일은 당연했습니다.”
크리스 조르지에브 이마가(Immaga) CEO는 아시아 진출을 위해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에 사무소를 차린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불가리아 유망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이마가는 인공지능(AI)과 이미지 분석 기술에 강점을 가진 업체다. 이미지 인식과 분석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위스컴, 삼성 SDS, 기아, 소니, 스냅챗 등 유수 대기업이 고객사다.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 '코리아스타트업그랜드챌린지(KSGC)'를 계기로 한국 법인을 설립하면서 아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조르지에브 CEO는 “한국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혁신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는 한국 정부 창업지원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면서 “한국은 혁신 기술, 혁신 기업 등 혁신 창출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으며, 현지 창업기업인은 물론 한국과 아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창업할 잠재력이 있는 해외 창업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에서 노력을 기울인다는 점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여타 외국인 창업가와 마찬가지로 서툰 언어와 낯선 문화는 조르지에브 대표에게도 큰 어려움이었다.
조르지에브는 “한국어가 서툴고, 한국 기술 분야 대기업이 가진 복잡성, 권위주의 등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 같은 창업기업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라면서 “운영 측면에 있어서 법령, 규제의 복잡성을 꼽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창업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 금융 서비스, 투자 대상이 없다시피 한 것도 한국 시장에 쉽게 뿌리내리고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여려 어려움에도 낯선 땅 한국에서 수년째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지원이었다.
그는 “한국 창업생태계 지원을 위해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는 유럽이나 아시아 여러 나라와 대조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주는 부분이 한국이 훨씬 크다”면서 “외국인이 설립한 창업기업이 활용할 기회가 매우 적다는 점은 아쉽지만, 이 점은 점차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여러 국가 창업 생태계를 경험한 선배 창업가로 우리 창업 생태계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창업기업이 같은 아이디어로 여러번 이 사업 저 사업 쇼핑하듯 돌아다니고, 이전 투자 라운드에서는 검증이나 투자 유치에 실패한 아이디어를 그대로 제출해도 다른 사업에서 지원금을 타가기도 한다”면서 “영어로 한국 창업기업을 선보이고, 해외 투자자, 대기업, 창업기업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