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쟁만 남은 국회, 소모적 대립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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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가 개원한지 2달이 지났지만 극심한 여야 대립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법안 처리를 강행하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로 맞불을 놓았다.

그럼에도 민주당 주도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 방송법 개정안,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까지 '방송 4법'을 모두 야당 단독 처리했다. 여당 의원들은 법안 강행 처리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각 법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이 법안을 상정하면, 여당이 필리버스터로 법안 처리를 막았다. 다시 야당이 토론을 강제 종결하고 단독 처리하는 수순을 거쳤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 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방송 4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앞으로도 극심한 대립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개정안이 지난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들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다시 필리버스터, 강제 토론 종결, 야당 단독 처리 과정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란봉투법은 앞서 21대 국회에서 이미 한차례 통과됐다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되며 폐기된바 있다.

여야 대치는 법안 뿐만이 아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자, 31일 윤 대통령이 이 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이 위원장은 임명 직후 방통위로 바로 출근해 취임식을 가졌다. 이에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지금 국회와 여야 정치권 상황은 그야말로 극한 대립이다. 대립과 정쟁의 결과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원점이다. 국회가 챙겨야 할 민생 현안과 경제 살리기 입법은 산적했는데, 여야 대립에 모두 막혀 있다.

일방적인 정책이나 결정은 결국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국회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처럼 대립하는 것은 국회 활동을 오직 정치적인 도구로 쓰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대립을 지켜보는 국민은 피곤하다. 대립, 강행처리, 거부권, 탄핵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이제 끊어내야 한다. 지금은 민생과 경제를 돌보기 위해 여야가 힘을 합쳐도 모자란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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