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해 방위 협정에 서명한 이후,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제 '불새-4'가 탑재된 장갑차가 포착됐다.
3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텔레그램채널 꾸프(KUP)는 최근 우크라이나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 근처 전장에서 장갑차를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비가시거리(NLOS)에 있는 목표물을 공격하는데 사용되는 북한 NLOS 형 무기체계”라고 소개했다.
영상을 촬영한 우크라이나 드론 운영자는 “차량(러시아군이 사용한 북한제 장갑차)은 떠나기 전 마시일 6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사진 속 장갑차는 바퀴가 6개인 6축 구동형”이라며 “외향이 북한 M2010 장갑차와 유사해 차량 자체는 북한에서 조달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M2010은 한미연합사가 북한 장갑차에 붙인 코드 이름이다. 차량 바퀴가 6개인 장갑차는 러시아에는 없고 북한에만 있다고 이 국장은 전했다.
또한 발사 장면에서 공중 표적이 아닌 지상 표적을 쐈다는 점도 북한제 가능성을 높인다. 이 국장은 “발사할 때 공중표적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지상 표적을 향해 쐈다. 그렇다면 지대지 로켓 내지는 미사일인데, 그런 유형의 무기가 러시아에는 현재까지 없다. 러시아의 무기 공급국 가운데 북한의 M2010 장갑차에 탑재된 8연장 미사일 발사기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미국 등 매체들도 사진 속 장갑차가 2018년 열병식에서 등장한 북한제 장갑차와 동일한 것으로 보면서 북한의 자주식 다연장미사일 시스템 '불새-4'가 탑재됐을 것으로 봤다.
북한이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불새-4가 무선 데이터 링크 체계를 이용해 최소 10㎞에서 최대 25㎞ 멀리 떨어진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적외선 및 전자광학 탐색기가 장착돼 있고,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영상을 전송받아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포브스는 “러시아와 북한의 6월 안보 협정의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조건에 북한제 차량의 상당한 이전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러시아는 불새-4 외에도 다른 유형의 북한제 무기를 우크라이나 전장에 가져올지도 모른다”고 봤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