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셀, 세라믹 단결정 소재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 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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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혁신도시 클러스터에 소재한 악셀 본사 연구소 내 결정성장로에서 수천도 고온으로 반도체용 단결정을 성장시키고 있다.

세라믹 단결정 제조 강소기업 악셀(AXEL)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바람을 타고 히든챔피언으로의 도약을 위한 담금질에 나섰다.

악셀은 2012년 6월 창립 이래 단결정 성장기술을 핵심으로 고체레이저 및 신틸레이터, 의료바이오용, 국방용, 산업용 단결정 제품을 개발해 상품화한 기업이다.

강진기 악셀 대표는 1986년부터 삼성종합기술원과 삼성전기에서 단결정 소재 연구를 수행한 경력을 바탕으로 2004년 발광다이오드(LED) 기초소재인 사파이어 웨이퍼용 단결정을 생산하는 크리스탈온을 창업해 2010년 한솔LCD와 합병했다.

대학 교수 복귀 1년여 만에 다시 스타트업으로 돌아온 강 대표는 악셀에서 레이저 발진용 YAG, 고분해능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장비용 섬광체 GAGG, 반도체용 실리콘 단결정 등을 주력으로 개발해왔다.

나아가 최근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에 주목한 악셀은 본격적으로 산화갈륨(Ga2O3) 전력반도체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연구개발(R&D)의 방향키를 과감이 틀었다.

산화갈륨은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을 이을 차세대 화합물 전력반도체 소재로 급부상했다. 간단한 팹 공정으로 초광대역 성능을 구현할 수 있어 고효율·소형화·고전압화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요구되는 특성에 모두 부합하는 소재로 평가받는다.

국내에서도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를 중심으로 2021년 11월 출범한 K-GOAL(Gallium Oxide ALliance)을 중심으로 산·학·연이 뭉쳐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R&D 생태계 조성에 착수했다.

다양한 소부장 기업과 연구원, 대학, 수요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K-GOAL에서 악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화갈륨 단결정 소재 연구단에서 단결정 웨이퍼 소재 개발을 맡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2인치 웨이퍼가 상용화된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에 비해 아직 2인치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웨이퍼 크기를 늘리는 게 목표다.

악셀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회사 케이엑스티(KXT)를 통해 반도체 장비용 불화칼슘(CaF2) 단결정까지 국산화해 본격적인 수출길을 열었다. KXT는 악셀과 한국세라믹기술원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연구소기업으로 최근 악셀이 경남 진주혁신도시 클러스터에 증축한 연구동에 입주해 생산을 확대할 채비를 마쳤다.

불화칼슘 단결정은 반도체 자외선(UV) 노광장비에 사용되는 필수 핵심 소재다. 기존에는 100% 수입에 의존해왔으나 KXT가 고순도 불화칼슘 원료 분말부터 고품질 단결정 성장까지 체계적인 융합 원천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일본 후쿠다결정연구소(FXL)와 불화칼슘 단결정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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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기 악셀 대표.

강진기 대표는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단숨에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이미 상용화된 기존 화합물 전력반도체 소재를 뛰어넘는 도전적인 연구개발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해 산화갈륨 단결정 개발에 뛰어들었다”면서 “산화갈륨과 불화칼슘 두 핵심 소재의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전력반도체 분야에서도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주=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