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주자로 나서면서 하루 새 민주당에 11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이 쏟아졌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민주당 온라인 후원 사이트인 액트블루(ActBlue)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를 결정한지 단 24시간 만에 8100만 달러(약 1123억원)의 정치 기부금이 민주당 대선 캠프로 몰렸다고 밝혔다.
민주당 일일 온라인 기부금으로는 2020년 기록을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 액수가 됐다. 앞선 1일 최대 기부금은 '진보의 아이콘'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숨진 다음 날인 2020년 9월 19일 모인 7350만 달러(7350만 달러)다.
24시간 동안 88만 8000명이 넘는 기부자가 기부에 나섰으며, 이 중 60%는 올해 모금 기간 중 처음 기부했다. 이들 중 4만3000명은 정기적인 기부를 등록했다.
해리스 대선 캠페인이 시작된 지 첫 5시간 동안 2750만 달러 이상이 몰렸으며, 24시간이 되기 전 두 배로 들어났다.
바이든 빅토리 펀드(BVF)의 재정 담당인 크리스 코르그는 미국 NBC 뉴스에 “수문이 터졌다”고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으로 기부들 망살이던 기부자들이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기부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코르그 담당은 “사퇴 결정이 발표된 이후, 감동한 사람들로부터 하루 종일 전화를 받고 있다. 일부는 울기도 했다. 주요 기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매우 환영하고 있다”면서 기부 물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민주당 지지 의사를 보여 온 유명인사들도 사퇴 결정을 반겼다.
민주당 주요 기부자 중 하나로 알려진 넷플릭스 공동설립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후보의 사퇴를 주장해 왔는데, 실제 사퇴가 결정되자 엑스에 이 소식을 반기는 글을 올렸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온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드 니로도 “기민한 정치와 이타적인 애국심의 행동으로 조 바이든은 민주당의 재집권을 위한 길을 열어주려 물러났다”며 “존경과 감탄, 애정을 담아 대통령께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고 했다.
이 외에도 할리우드 배우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가수 겸 배우 셰어,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숀다 라임스 등이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응원하는 글을 게시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