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와 디지털 전환]소프트웨어·인공지능 기술의 가치인정과 대한민국의 미래

최근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가 배포한 업데이트된 보안 소프트웨어(SW)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용체계(OS)와 충돌하면서 일부 금융, 통신 그리고 항공 서비스 등이 마비됐다.

전 세계가 예기치 못한 불편을 겪으면서 정보기술(IT)이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삶 곳곳에 인프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거나, 금융에서 IT를 빼거나, 자율주행 및 최근 농업, 교육, 의료 그리고 국방에 이르기까지 과연 IT를 제외한 삶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부는 이번 사태를 지나치게 특정 IT에 의존하면 발생하는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하거나, 인공지능(AI)의 시대에서 AI의 발전에 따른 폐해를 운운하기도 한다.

핵심은 이미 우리는 IT에 둘러싸여 살고 있고, 좋은 품질과 안전한 수준의 SW 및 AI의 확보와 발전은 우리의 삶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는 점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AI의 시대, AI 기술 확보가 미래의 국가 발전의 핵심 산업이기에 세계의 정부와 기업들은 AI 기술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최근 정부의 공공 SW 사업 발주 시 사업비 책정 기준이 되는 기능점수(Function Point) 단가가 9.5% 인상한 60만5784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이뤄졌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획재정부 등 많은 기관 및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드디어 SW 산업 대가의 합리적인 책정이 미래 대한민국의 핵심 산업이 될 AI·SW 산업의 성공적인 미래를 기대하게 되는 시발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폭발적인 인플레이션을 생각해보면 SW 개발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기능점수 단가는 제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SW 산업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10년간 임금 및 생산자 물가 누적 인상률은 26.4%으로 같은 기간 FP단가 인상률은 10.9%에 불과했다.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AI 및 SW 대가 현실화를 넘어 선진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인식을 모아야 한다.

이제는 이러한 기능점수 단가 현실화가 지속적이고 정기적인 방식으로 정의돼야한다. 해마다 임금 인상율을 책정할 때 물가지수 등의 지표를 활용하듯이 원가에 영향을 주는 지표는 연 단위로 논의돼야 한다. 이번 단가 인상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공공 SW 사업의 높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근거가 될 것이다.

공자의 정명론(定命論)에는 구구신신(君君臣臣) 부부자자(父父子子)라는 글귀가 있다. 현대사회에서 이는 각자의 자리에서 소명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SW 기술의 발전이 미래 대한민국 비전이라고 시대가 동의하면, 우리 산업계는 그 인정을 기반으로 기술의 가치를 말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것이 그 이름 다운 행동인 것이다. 우리는 SW와 AI 기술의 확보에 더 많은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강용성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정책제도위원장·와이즈넛 대표 scott@wisenu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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