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팁스 글로벌포럼] 딥테크 스타트업들의 지식재산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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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승 모건 루이스 파트너 변호사·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 자문위원

딥테크 스타트업이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식재산권이 중요하다. 회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또 기술을 팔 수도 있지만 그 기술을 다른 회사가 따라하지 못하게 보호하는 지식재산권, 특허야 말로 딥테크 스타트업의 최고 상품이다.

미국은 유럽과 더불어 가치가 큰 시장으로, 많은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미국을 주요한 시장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특허 확보 전략을 구축한다.

하지만 특허법은 국가별로 상이하고, 특히 미국 특허법은 한국 특허법과 여려면에서 다르고, 미국은 특허 소송이 흔히 있는 나라라, 한국 딥테크 스타트업이 미국에서 경쟁력을 확보·유지하기 위해서는 미국 실정을 고려해 미국에서 소송에서도 쓰일 수 있는 지식재산권을 획득해야 한다.

미국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을 볼 때, 역시 지식재산권을 중요하게 보고, 따로 미국변호사를 고용해 스타트업 특허들의 가치를 분석시키는 것은 당연시된 일이다. 그러므로 한국 지식재산권 전문가들의 역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특허법과 소송을 잘 아는 현지 변호사의 역할이 스타트업 특허 상품화에는 중요하다.

거기에, 미국 특허 심사 실무의 기준은 까다로워지고 있다. 미국 특허청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등록결정통지서의 비율은 전년 대비 약10%(바이오와 화학부문은 약 20%) 감소했다. 따라서 기존 한국 특허법 기반의 특허 출원 및 심사 대응 전략에서 벗어나 미국 심사 실무에 맞춰 양질의 특허를 효율적으로 권리화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현지 변호사에 맡겨도 되지만, 자사 기술과 시장을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스타트업인들이 바쁜 와중에도 직접 미국 특허법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실 미국의 많은 스타트업 사장들은 특허법에 관한 꽤 해박한 지식을 겸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특허심사관과의 인터뷰에도 직접 응한다.

또 딥테크 스타트업으로써 미국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다른 회사와의 특허 분쟁을 예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많은 회사들은 특허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한국 지식재산전문가와 협력해 자사의 기술이 다른 회사의 특허권을 침해하는지를 판단하는 특허침해분석을 수행하는데, 문제는 미국의 대다수 주들은 한국에서의 변호사 비밀 유지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소송이 시작되면 한국 지식재산권 전문가와의 상담내용은 상대편에 공개될 수 있으며, 이는 소송에서 흔히 배심원 앞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만약 해당 과정에 미국 변호사가 포함되어 있다면 미국 변호사와의 상담 내용은 변호사 비밀 유지 특권에 의해 보호되므로, 미국 변호사를 대화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특허는 딥테크 스타트업의 가치와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산이다. 따라서 특허변호사들과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타사의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사의 기술을 최대한 보호하고, 한걸음 나아가 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미국 실정에 맞는 특허 전략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 딥테크 스타트업이 준비된 특허전략을 통해 강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에 우뚝 서기를 기대해본다.

이혜승 모건 루이스 파트너 변호사·한국스케일업팁스협회 자문위원 janice.logan@morganlew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