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한 인기 유튜버가 '먹방'을 찍고 급사한 사건을 두고 필리핀 보건부가 '먹방'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8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트 타임즈에 따르면, 필리핀 보건부는 지난달 사망한 '먹방' 인플루언서 동즈 아파탄(본명 마노이 아파탄·38세) 사망 사고와 관련해 '먹방' 콘텐츠 금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탄은 페이스북 팔로워 45만 7000명을 보유한 유명 먹방 인플루언서다. 그는 지난달 13일 직접 닭을 튀겨 완성한 치킨과 흰 쌀밥을 먹는 모습을 촬영해 영상을 공유했다가 당일 오후 3시쯤 심정지를 일으켰다.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테오도로 헤르보사 필리핀 보건장관은 “먼저 아파탄이 왜 죽었는지 연구하고, 그 뒤에 우리가 먹방을 금지할 수 있는지 알아내고자 한다”면서 “(먹방은) 건강하지 못한 행동을 조장하고 있다. 사람들이 대식가처럼 먹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먹방은 '푸드 포르노'이기 때문에, 정보통신기술부(DICT)가 그 사이트(먹방을 보여주는 플랫폼)들에게 송출 중단을 요청할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파탄의 동생은 그가 대식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동생인 레아 아파탄은 “사람들은 오빠가 음식에 욕심을 부려서 죽을만하다고 하지만, 그는 실제로 많이 먹지도 않았다. 그날 접시에 담긴 음식도 다 먹지 않았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파탄의 사망 원인은 출혈성 뇌졸중이다. 현지 심장 전문의는 “응급실에서 그를 치료한 의사들은 그의 뇌에 혈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혈압이 상승해 뇌혈관이 파열돼 사망에 이른 것. 짠 음식과 고기의 섭취 때문”이라고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