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양국 간 이데올리기 대립으로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피터 베닝크 전 ASML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라디오 방송 BNR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중 분쟁은 사실, 숫자, 자료에 근거한 것이 아닌 이데올로기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대립은 수십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ASML은 네덜란드(ASML) 노광장비 기업이다. 최선단공정 구현에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장비를 만드는 유일한 기업이다. 베닝크 전 CEO는 10여년간 ASML을 이끌고 지난 4월 퇴임했다.

베닝크 전 CEO는 미국의 중국 대상 수출규제 수위가 너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로비 활동을 벌였다고 전했다. 미국은 2018년부터 보안 문제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반도체 제조장비,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수출을 차단하는 것이다.

베닝크 전 CEO는 “사업이라는 것은 주주들의 이익을 균형있게 관리해야 하는데, 이데올로기가 이를 방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미국)은 가끔 나를 '중국의 친구'로 생각했을 수 있지만 나는 '고객·협력업체·직원·주주의 친구'였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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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베닝크 전 ASML CEO(출처: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