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반도체지원법' 앞다퉈 발의…정책 주도권 경쟁

글로벌 주요 국가가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여야 의원들이 줄지어 반도체 지원 법안을 내놓았다. 세액공제율 상향·반도체클러스터 정부 지원 의무화 등이 핵심이다. 특히 감세 기조를 유지해온 민주당에서 통큰 지원책을 내세우고 있어 여당에 맞서 정책 주도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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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렌더링 로봇을 이용한 웨이퍼 제조 공정(사진 게티이미지)

반도체벨트 지역구의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용인갑)은 1일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반도체산업지원을 골자로 하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2개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에는 반도체 산단 조성시 국가가 비용의 전부 또는 일정비율(70%) 이상을 의무적으로 지원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또 올해 말 일몰 예정인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2030년까지 연장하도록 했다. 이 외에도 기존에 0%였던 연구개발장비 및 토지와 건축물도 10% 세액공제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신설됐다.

이 의원은 “반도체 산업 경쟁이 국가 전략산업이자 국가 경제안보와도 직결되는 국가대항전이 된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선 안된다”며 “연내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같은 당 김태년 의원은 일몰을 2034년까지 10년 연장하는 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반도체 연구개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은 40%, 중소기업은 50%로 각각 10%포인트 올리고, 반도체 기술에 대한 통합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 25%, 중소기업 35%로 각각 10%포인트씩 상향하도록 했다.

이는 국민의힘에서 제시한 혜택보다 훨씬 파격적이고 상세화된 수준이다. 앞서 국민의힘 고동진·박충권 의원도 각각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과 세액공제 일몰 기한을 6년 연장하는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특히 고 의원은 △대통령 직속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특별위원회' 설치 △반도체 산업 관계 규제 일원화 △신속 인허가 패스트트랙 도입 △정부 책임의 인프라 신속 구축 지원 △5년 단위 법정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계획 수립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다만 두 의원에 발의한 법안에는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내용은 없었다.

고 의원은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사안인 만큼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국민의힘 AI·반도체특위에서는 반도체 관련 스타트업과 세미나도 열고, 반도체법 공청회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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