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구분적용 요구는 현재 기업들의 지불 능력이 열악하다는 것이며, (일괄 인상되면)최저임금법이 있어도 그걸 지키지 못하는 기업 비율이 높다는 의미다. 현행 임금을 동결하는 구조로 구분 적용하고, 이를 통해 생계에 어려움이 있다면 근로장려금 등 정부 차원 지원을 검토해야 합니다.”
중소기업계는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지불능력 고려한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은 2025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최저임금 지급 당사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위원장 등 10개 업종 대표가 참석했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지불능력이 취약한 업종에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최악의 경영사정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결정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기업 지불능력은 경영능력, 노동생산성, 업종 채산성에 영향을 받는데 노동생산성에 기인한 지불능력 차이까지 사업주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면서 “구분 적용 방법을 두고 상향식·하향식에 대한 논쟁이 있는데 우리 최저임금은 G7, OECD 평균, 그리고 구분 적용을 하는 나라들 보다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똑같은 방식으로 구분 적용하기 어려우며, 생계비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 등 정부 역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분적용 방법으로는 단순 업종이 아닌 통계에 기반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단순 업종으로 구분 적용하는 것에 대해 노동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행 업종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법에 근거가 있어 그런 것으로, 현행 통계로는 이런 세세한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통계조사를 요구했지만, 이 자체를 반대해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자리에 참석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은 구분 적용 필요, 주휴수당 폐지 등을 요구했다.
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은 인건비가 오른다고 판매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 적자를 안 보려면 결국 사장이 더 많이 일하는 수밖에 없어 자투리 시간에 일하려는 주부, 어르신들도 안 뽑는다”면서 “소상공인 업종도 살 수 있게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정해 달라”고 말했다.
민선홍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저희 업은 기술이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소비자가 요구하는 말을 바로 알아듣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분이 가장 큰데 경력자와 비경력자 임금 차이를 둘 수 없다 보니 2년 배우고 그만두는 사례가 많아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