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 “AR 기기용 마이크로 LED 시장 개화…독자 구동칩으로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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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

“증강현실(AR) 시장의 대전환이 시작됐습니다. 인공지능(AI)이 AR 기기의 '킬러 앱'이 돼 성장을 견인할 것입니다. 마이크로 LED 수요를 이끌 핵심 동력입니다.”

이명희 사피엔반도체 대표는 올해부터 마이크로 LED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AR 기기용 디스플레이 수요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스마트글라스 등 AR 기기는 비싼 가격과 핵심 콘텐츠가 부재, 성장이 더뎠다. 그러나 AI가 확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AI가 가장 강력한 킬러 앱이 돼 AR 기기 시장을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용자가 AR 기기를 통해 AI 비서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킬러 앱은 등장했지만, 기술 장벽은 만만치 않다. AR 기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디스플레이 밝기가 매우 중요하다. 야외 활동 시에도 선명한 이미지·영상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소비 전력도 최소화해야한다. AR 기기 특성상 큰 배터리를 탑재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이 때문에 AR 기기 디스플레이로 마이크로 LED가 각광받고 있다”며 “LCos(LCD on Silicon)이나 OLEDos(OLED on Silicon) 대비 마이크로 LED가 저전력과 밝기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설립된 사피엔반도체는 디스플레이를 구동하기 위한 드라이버 IC를 설계하는 팹리스다. 보통 디스플레이구동칩(DDI)로 불리는데, 사피엔반도체는 마이크로 LED DDI에 특화했다. 삼성전자에서 DDI 개발팀장을 역임했던 이 대표는 마이크로 LED의 부상과 동시에 새로운 공급망이 형성될 것이라 판단, 독자적인 DDI 사업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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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반도체 마이크로 LED DDI

그는 “다년 간 연구개발(R&D) 끝에 메모리를 내장한 디지털 구동 방식의 구현, 소비 전력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확보했다”며 “기존 프레임 버퍼 메모리를 없앨 수 있어 반도체(다이) 크기를 줄이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사피엔반도체는 이미 관련 특허 150건 이상을 확보했다. 매년 20건의 특허를 출원한 셈이다. 선제적으로 기술 장벽을 세워 경쟁 우위를 갖추겠다는 복안으로, 마이크로 LED DDI 개발사가 많지 않은 지금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이 대표는 부연했다.

사피엔반도체는 대형 마이크로 LED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TV와 디지털 사이니지가 타깃이다. 특히 마이크로 LED TV는 높은 가격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지목되는데, 사피엔반도체는 DDI의 원가를 30~50%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크기를 줄이고 일반 반도체 공정을 활용할 뿐 아니라 차별화한 설계 및 패키징 기술을 도입한 결과다. 대형 마이크로 LED DDI는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 뿐 아니라 모듈 회사와도 협력,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피엔반도체는 현재 50건 이상의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개발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이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프로젝트를 가동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샘플 공급과 평가를 마치면 2026년 초 본격적인 대량 양산 및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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