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세포 내막 산화로 췌장암 세포 사멸 경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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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총장 이용훈)는 권태혁·민두영 화학과 교수팀이 물분해로 생성된 활성산소를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광감각제로 암세포 내부 막 단백질을 산화시켜 암세포를 사멸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암세포의 막이 산화될 때 파이롭토시스(Pyroptosis)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파이롭토시스는 면역 관련 인자들이 세포 밖으로 방출돼 강한 면역 신호를 보내 암세포의 효과적인 사멸을 유도한다. 일반적인 세포 사멸 방식인 아폽토시스(Apoptosis)와는 다르다.
막 단백질의 산화는 단백질 손상을 유발한다. 세포 내 광감각제가 빛을 받으면 세포 내 막 단백질은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 손상된다. 이로 인해 세포 안에서 이를 치료하려는 소포체에 과부하가 걸려 결국 파이롭토시스가 발생한다.
이 연구는 병원체와 독립적으로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가 축적될 때 파이롭토시스 반응이 일어나는 새로운 경로를 발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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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전자 주개-받개 형태의 광감각제가 저산소 환경에서 강력한 활성산소종인 하이드록실 라디칼(Hydroxyl radical)을 생성하는 원리도 밝혀냈다. 광감각형 항암제는 약물 내성을 극복하는 동시에 면역을 활성화해 파이롭토시스 반응으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권태혁 교수는 “암 치료는 저산소 환경을 극복해 종양을 제거하고 암세포에 대한 면역 반응을 강화해 재발과 전이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약물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면역 치료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UNIST 기술창업기업 오투메디는 이 연구를 기반으로 췌장암 동물실험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결과를 검증하는 전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5월 1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