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슬라이더블 시대 연다

연내 레노버 기기에 탑재
태블릿·노트북 겸용 형태
화면 13→17인치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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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 2022년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들고 소개했다. 〈사진 인텔 뉴스룸 유튜브 캡쳐〉

한 쪽을 잡아 당기면 화면이 늘어나는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레노버와 손잡고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2022년 인텔 행사에서 소개했던 프로토타입 디스플레이를 상품화하는 것으로, 평상 시 13인치인 화면을 당기면 17인치까지 늘어나도록 개발되고 있다.

슬라이더블은 두루마리처럼 디스플레이 한쪽을 말아놓은 상태로 두다가 필요할 때 화면을 키우는 방식이다. 숨겨 있던 화면이 미끄러지듯 자연스럽게 나타난다는 뜻에서 슬라이더블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상용화를 결정하고 양산 패널을 만드는 중”이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레노버에서 최종 완제품이 출시될 계획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구조 및 화면 크기로 미뤄볼 때 최종 완제품은 태블릿과 노트북을 겸용할 수 있는 형태(폼팩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인치 태블릿으로 쓰다가 더 큰 화면을 보고 싶을 때나 문서 작업 등을 할 때는 17인치로 늘려 노트북처럼 활용하는 형태다.

펜 기능도 구현할 계획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레노버는 액티브펜 입력 방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등 모바일 분야에서 슬라이더블 기기가 상용화시대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은 화면을 접었다 펴는 폴더블이 대부분으로, 이제는 보다 더 큰 화면을 구현하면서 휴대성을 강화하기 위해 슬라이더블 기기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신규 폼팩터 제품 출시를 가능성을 암시했다.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아웃폴딩, 인앤아웃폴딩, 슬라이더블과 같은 신규 폼팩터에 대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과 협의해 적절한 시점에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레노버의 협력이 성사된 건 신시장 개척이란 이해관계가 일치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에 이어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를 차기 제품으로 육성 중이다. 회사는 2022년 한 쪽으로 늘어나는지 양쪽으로 늘어나는지 여부에 따라 '슬라이더블 플렉스 솔로', '슬라이더블 플렉스 듀엣' 두 가지 상표를 출원했다. 두 상표는 지난 3월 출원공고 단계로 진행된 상황이다.

레노버는 혁신적인 PC들을 가장 먼저 내놓고 있다. 2020년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노트북을 업계 처음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OLED 디스플레이를 제품 양면에 탑재한 듀얼 스크린 제품을 처음 선보이는 등 PC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레노버가 폴더블 노트북을 출시한 이후 에이수스(ASUS)가 2022년, LG전자와 HP가 2023년이 돼서야 폴더블 노트북을 도입하기 시작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와 레노버는 신시장 개척과 시장 선점을 위해 손을 맞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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