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마이크론 주문 몰린다'…한미반도체, HBM 장비 또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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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소한 한미반도체 6공장 전경

한미반도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인 TC 본더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 주목된다. 지난달 신공장을 개소한 지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추가 공장 확보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반도체는 14일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 내 부동산을 98억8000만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본사 인근에 있는 토지(2815㎡, 852평)와 건물(2336㎡, 707평)을 매입한 것으로, TC 본더용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TC 본더는 D램을 접합할 때 쓰는 HBM 제조 장비다. 인공지능(AI) 메모리로 불리는 HBM은 D램을 위아래로 적층해 완성하는데, 이때 D램끼리 안정적으로 맞붙게 하는 작업을 TC 본더가 수행한다. 한미반도체 TC본더는 D램 접합을 위한 미세 정렬부터 적층까지 한번에 대량 처리가 가능해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인천 본사 내 5개 공장을 두고 TC 본더를 만들다가 지난달 6공장을 추가 개소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산으로 HBM 수요가 늘어나 생산능력을 확대했다. 그런데 새로운 공장을 가동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회사는 또 증설을 단행한 것이다.

7공장은 6공장과 유사한 규모로, 이르면 올 하반기 가동할 예정이다. 7공장을 포함해 전체 라인을 가동하게 되면 한미반도체는 TC 본더를 내년 월 35대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매출로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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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 HBM 공정 장비 '듀얼 TC 본더 타이거'

한미반도체의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대는 급증하는 TC 본더 수요에 대응하려는 포석이다. 특히 한미반도체의 주요 고객사이던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까지 더해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SK하이닉스로부터 누적 2000억원이 넘는 수주액을 기록했다. 내년 물량까지 판매될 정도로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1위를 달리면서 증설에 나서 한미반도체 장비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론이 더해 증설에 가속도를 붙이는 모습이다. 마이크론은 HBM 접합을 위해 일본 등 여러 장비사를 물색했는데, 최종적으로 한미반도체 TC 본더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TC 본더가 해외 HBM 제조사에 납품된 첫 사례다.

마이크론은 미국 뉴욕과 아이다호에 반도체 공장(팹)을 짓기 위해 500억달러(약 68조원)를 쏟을 계획인데, HBM 생산 라인이 주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은 올해 초 엔비디아용 5세대 HBM(HBM3E) 공급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인 HBM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HBM 시장 확대에 따라 TC 본더 수요가 본격적인 성장세에 들어갔다”며 “시장 성장에 맞춰서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한미반도체는 글로벌 반도체 기술 분석·조사기관 테크인사이츠가 주관하는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핵심(Focused) 반도체 장비 부문 '세계 10대 최고 장비 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핵심 부문은 특정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장비사를 뜻한다. 한미는 작년 조사보다 두 단계 상승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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