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에 공기가 들어가”…머스크의 첫 '인간 두뇌 칩' 오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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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뇌 임플란트 스타트업 '뉴럴링크' 두뇌 칩을 이식한 첫 번째 환자 놀런드 아르보가 생각만으로 노트북 화면의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고 있다. 사진=엑스(놀런드 아르보) 캡처

일론 머스크의 두뇌 칩을 이식한 첫번째 환자에게서 불과 몇 주만에 이상 반응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가 설립한 뇌 임플란트 스타트업 '뉴럴링크'는 전날 자사 블로그를 통해 첫 번째 인간 임상 대상 놀런드 아르보의 칩 장치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칩에 문제가 발생해 아르보의 뇌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감소된 것. WSJ이 문의한 결과 뉴럴링크는 “아르보의 뇌에 이식된 칩의 실(threads) 일부가 원래 자리에서 이탈하면서 일부 데이터가 손실됐다”고 밝혔다.

아르보는 다이빙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로, 올해 1월 뇌에 뉴럴링크 칩을 이식했다. 이어 3월에는 그가 칩을 이용해 컴퓨터 화면의 마우스 커서를 움직이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영상에서 “뇌수술은 간단했다. 회복 시간이 더 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수술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퇴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WSJ이 소식통을 통해 관련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뉴럴링크측에 문의하면서 칩에 일부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뉴럴링크는 홈페이지를 통해 문제 발생을 인정하면서 실이 이탈한 이유에 대해 “수술 중 두개골 안에 공기가 들어갔을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안전에는 위험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기뇌증'으로 두개 강 내에 공기가 차 있는 상태를 말하며, 두통이나 어지러움, 오심 및 구토, 감각이상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WSJ의 소식통은 “이번 첫 실험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한때 뉴럴링크 내부에서 환자의 뇌에 심은 칩을 다시 빼내는, 이른바 '적출' 방안까지 논의됐다”고 전했다.

뉴럴링크는 현재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업체는 “이식 수술 후 몇 주 동안 여러 개의 실이 뇌에서 빠져나와 (연결되는) 유효 전극의 수가 감소했고, 이는 데이터의 초당 비트 수(BPS) 감소로 이어졌다”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신경 신호에 더 민감하도록 기록 알고리즘을 수정하고, 해당 신호를 커서 움직임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선했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뉴럴링크 관계자들은 자체적으로 이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며 미 식품의약국(FDA)에도 이런 의견을 전달했다고 WSJ은 전했다. 또한 향후 수 개월 안에 두 명의 환자에게 두뇌칩을 이식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럴링크는 올해 총 10명에게 두뇌 칩을 이식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뉴럴링크가 현재 내놓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 'N1'은 아이스하키의 퍽처럼 생긴 25센트 동전 크기의 둥근 용기 안에 칩, 배터리, 통신 기기가 들어있다. 사람 머리카락보다 얇은 64개의 실이 부착돼 있으며, 실에는 각각 16개의 전극이 달렸다. 머리카락보다 가는 실의 끝부분이 두뇌의 운동 피질에 삽입돼 BCI와 두뇌를 연결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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