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수비오 화산 폭발에 묻힌 '헤르쿨라네움 파피루스'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폼페이와 함께 사라진 고대 도시 헤르쿨라네움. 이곳에서 까맣게 그을린 파피루스가 2000년 만에 인공지능(AI)으로 해석돼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무덤 위치를 나타냈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에 따르면, 이탈리아 피사대의 그라치아노 라노키아 파피루스학 교수는 이날 나폴리 국립도서관에서 국립연구위원회와 함께 수행한 '그리스 학교' 연구 프로젝트의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플라톤의 정확한 무덤 위치가 밝혀졌다고 말했다.
라노키아 교수에 따르면 헤라쿨라네움 두루마리에는 플라톤의 무덤이 그가 그리스 아테네에 설립한 아카데미아 정원 속 개인 공간에 조성됐다고 적혀 있었다.
해당 두루마리는 에피쿠로스 학파의 철학자이자 시인인 가다라의 필로데무스가 쓴 역사서다. 현지 뉴스는 지금까지 플라톤이 아카데미아에 묻혀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이번 해석 덕에 정확한 위치를 파악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헤르쿨라네움은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 당시 폼페이와 함께 묻힌 나폴리만의 고대 로마 도시다. 이곳에서는 1800여 개의 파피루스 문서가 발견됐는데,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둘둘 말린 상태로 새카맣게 그을린 것이 대다수라 파손 위험 때문에 매우 적은 부분만 해석됐었다.
플라톤이 시라쿠사의 디오니소스 1세 궁정에 노예로 팔렸다는 설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소크라테스가 죽은 직후인 기원전 404년 아이기나 섬에 팔려갔다는 저술도 헤라쿨라네움 두루마리에서 나왔다고 LBV 매거진은 전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스캔하고 해석하는 작업에 AI를 투입해 연구자들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라노키아 교수팀은 AI를 활용한 결과 30년 전 마지막 분석때보다 30% 더 많은, 1000여 개의 새로운 단어를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