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역사관 개관…대한민국 ICT 역사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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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직원들이 역사관을 둘러보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건설한 연구진의 피땀이 밴 연구성과물이 빛을 보게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23일 연구원 본관동 2층에 연구진이 지난 48년간 이룬 세계 최고 연구성과물 68점을 전시,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통신 △방송미디어 △컴퓨터 △ICT융합 등 5대 연구부문 연구성과물을 시대순으로 구분해 전시했다.

ETRI는 지난 1976년 통신과 전자의 씨앗을 뿌렸다. 연구진이 일군 기술료 누적금액은 1조1674억원이다.

특히, 이날 공개한 전시물 중 전전자교환기(TDX), 반도체(DRAM),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CDMA), 휴대인터넷(WiBro) 기술은 정부가 2015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선정한 70대 대표성과에 이름을 올린 기술이다.

먼저 반도체 부문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과 더불어 대한민국 '산업의 쌀'로 불리며 기술강국 신화를 창조한 분야다. 연구진은 1989년 4M D램 개발을 비롯,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해 우리나라를 세계 1위 반도체 수출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아울러 2009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명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우리나라를 디스플레이 최강국으로 견인했다.

통신 부문은 세계 최강이다. 1986년 전전자교환기(TDX) 개발을 시작으로 1995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개발해 우리나라를 이동통신강국으로 만들었다.

이어 와이브로를 2004년 개발해 이동통신 강국 위치를 단단하게 다졌다. 이후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통해 3G, 4G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에 성공했고 5G까지 이어지는 성공신화를 써 내려갔다.

방송미디어 부문에서 연구진은 세계 최고수준의 방송미디어 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외 표준화를 견인해 왔다. 1998년 지상파 디지털TV 개발을 시작으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2006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이동 중에도 TV를 볼 수 있게 됐다.

2016년 초고화질(UHD) TV 핵심기술인 전송기술과 압축기술을 개발해 국제표준화(ATSC)로 만들어 세계인이 함께보는 UHDTV 시대를 활짝 열어가고 있다.

컴퓨터 부문에서도 ETRI는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 ETRI는 1982년 세계에서 두 번째 인터넷 연결에 성공하고, 1983년 우리나라 최초의 8비트 교육용컴퓨터 개발을 시작으로 16비트, 32비트 유닉스 컴퓨터 개발을 해냈다.

1991년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인 타이컴(TiCOM)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기틀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ICT융합기술 분야에서 ETRI는 자동차, 조선, 국방, 에너지 등 다양한 기술분야에 ICT를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힘써 왔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지능로보틱스, 바이오/의료, 우정물류, 에너지·안전·국방 등 국가 아젠다 해결형 융합연구 등을 통해 학문 간 융합과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대표 기술로 2010년 선박네트워크(SAN) 기술과 무인식별(RFID), 지능형 로봇 기술, 2013년 무인 발렛주차 기술 개발 등이 있다.

연구원은 역사관 중앙홀에 ETRI를 빛낸 주요 성과 연구자의 이름을 새겨 명패로 보존하고 후배 연구진의 귀감으로 삼고 있다. 과거 장거리자동전화(DDD)와 카드식 공중전화, 영상전화 등도 전시해 통신강국을 견인해 온 ETRI의 명성도 보여줬다.

아울러 대전시 자랑인 타슈 자전거에도 연구진의 RFID 기술이 내장돼 있으며,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과금 기술, 초등생 영어교육의 '펭톡', 영화 '명량'의 컴퓨터그래픽(CG) 기술, 영상압축기술인 엠펙(MPEG)에도 연구진의 기술혼이 숨 쉬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고 최순달 전 체신부 장관과 TDX 개발의 주역인 고 안병성 박사가 과학기술유공자에 선정되었고, 고 최순달 장관은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 묘역에 안장됐다.

방승찬 ETRI 원장은 “이번 조성한 연구원의 역사관은 단순히 그 동안의 연구성과물을 모아놓은 곳이 아닌 우리나라의 ICT 역사가 숨 쉬는 곳이다. 고객들에게 우리나라가 어떻게 ICT 최강국이 되었는지 보여주게 되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TRI는 정보통신전시관과 함께 역사관 관람을 일반인들에게 연계해 관람케 함으로써 ICT의 역사와 미래를 함께 보여준다는 취지다. 아울러 ETRI는 오는 2026년, 새롭게 건축되는 마중물플라자에 본 기술들을 함께 전시해 명실상부, 대한민국 ICT 전시관 구축에도 노력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