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22대 국회에 바란다

8년 전 미래창조과학부 출입기자 때다.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추천돼 초선으로 국회 입성이 예정된 당선자가 필자를 포함해 미래창조과학부 출입기자 몇몇과 식사를 요청했다.

당선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출신이라 국회가 개원하면 미래창조과학부 담당 상임위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만큼 국회 입성을 앞두고 상임위 관련 부처 출입기자들과 친목을 다지자는 취지로 이해했다.

참석자 대부분이 당선자와 이전부터 알고 있던터라 의례적인 것으로 이해했다. 정작 당선자는 국회 입성 이후 활동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털어놨다.

ICT 분야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하는 데 무슨 조언이 필요하냐는 농담 반, 진담 반의 타박아닌 타박도 있었다.

당시 필자를 포함 참석 기자들은 당선자에게 젊은 세대, 그중 ICT 스타트업에 집중하라는 의견을 제안했다. 당선자가 ICT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만큼 전문성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과 차별화도 가능할 것이라는 나름의 분석과 전망도 덧붙였다.

국회 개원 이후 의원이 되자, 그는 실제로 당시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ICT스타트업 현장 방문을 실천했다.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았고 상당 기간 지속했다. 이 뿐만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의원 2명과 동행하는 등 당시엔 화제가 됐다.

ICT에 대한 풍부한 이해력 그리고 ICT스타트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일까, 의원은 ICT 스타트업의 숙원이었던 규제개혁과 혁신, 그리고 4차 산업 발전을 위한 입법 활동을 했다. 중소·벤처기업 관련 법률안 발의도 지속했다. 의원은 임기 내내 ICT 전문가로서 국회 안팎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음 주 수요일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오래 전 일이 문득 떠올랐다. 여야가 선거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했다.

기업인 출신은 물론 연구원, 청년, 여성, 장애인 등 각계 인사가 추천됐다. 정당 입장에선 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인재를 확보한다는 명분 뿐만 아니라 국회 개원 이후 전문성으로 실리를 도모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의원은 1명이 입법을 할 수 있고, 자신의 의지를 법률을 통해 관철할 수 있다. 그만큼 영향력이 지대하다. 사회 각 분야 어려운 곳과 아픈 곳을 전문가 시각으로 보고, 국민과 공감해야 한다. 정당이 전문가를 영입한 이유에 부응하고, 국민의 선택이 옳다는 걸 증명하는 길이다.

22대 국회에선 전문가답게 활약하는 의원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국민, 현장의 목소리를 주의깊게 경청하고, 전문성을 발휘해 고민하고 실효적 활동을 펼치길 바란다.

여야가 내놓은 공약을 보면, 선거가 끝나면 새로운 대한민국이 펼쳐질 것처럼 보인다. 과연 선거가 끝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대한민국이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대다. 그럼에도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축적한 의원이 각자의 주 특기를 제대로 살린다면, 22대 국회는 이전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22대 국회가 이전 국회와 차별화할 수 있을 지 관건은 의원 각자의 비장한 책임감, 그리고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느냐다. 국민에 의해 선택될 22대 의원에게 바라는 딱 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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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

김원배 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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