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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장(사장)이 갤럭시 S24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 포문을 연다. 최신작 갤럭시S24뿐 아니라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에도 갤럭시AI를 적용한다. 올해 1억대 단말에 AI기능을 탑재, 글로벌 AI폰 생태계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된 주요 모델 대상으로 원UI 6.1 업데이트 배포를 시작했다. 대상 모델은 갤럭시S23 시리즈와 S23FE, Z플립5·폴드5, 탭 S9시리즈 등 총 9종이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 단말 사용자들도 실시간 통역, 채팅 어시스트, 서클 투 서치 등 다양한 갤럭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올 하반기 출시하는 Z폴드6·플립6까지 더하면 연내 1억대 이상 기기에 갤럭시AI가 탑재된다. 올해 전세계 AI폰 출하량은 1억7000만대로 예상된다. 초기 AI폰 수요를 최대한 선점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아너·오포 등 중국 제조사도 AI폰을 내놨지만 갤럭시 대비 글로벌 인지도가 저조하다.

글로벌 스마트폰 전장도 하드웨어에서 AI로 옮겨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7년까지 AI폰 출하량은 연평균 83%씩 성장해 5억22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스마트폰의 40%가 AI폰이다. 앞으로 2년간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AI폰 시장의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변수는 애플이다. 애플은 구글, 오픈AI 등과 아이폰에 AI 기능을 탑재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AI폰 시장 경쟁에서 삼성전자에 뒤처진 애플은 이례적으로 경쟁사 AI 모델까지 활용에 나서며 시장 대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애플이 AI폰이 내놓기까지 골든타임을 최대한 활용해 단단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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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AI 지원 기기

이번 갤럭시S23 시리즈에 이어 갤럭시S22 등 구형 모델에도 AI 기능이 확대 적용될 지가 관건이다. 특히 이번에 AI 기능이 적용된 갤S23 FE 모델 경우 갤럭시S22 시리즈과 앱 프로세서(AP) 등이 동일한 만큼 하드웨어 측면에서 지원 가능성은 충분하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앞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전 모델에 대해서는 많은 검토를 하고 있다”며 “검토 이후 판단이 서면 이 부분(전작 업데이트)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닉 포터 삼성전자 MX 유럽담당 부사장도 이날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현재로서는 구형 모델에 대한 로드맵을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추후에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갤럭시 AI를 빠르게 확장해 기기에 상관없이 고객이 최적의 AI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이다.


다만 AI 업데이트 지원 모델 라인업이 더 늘어날 경우 신제품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AI 지원 단말 확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